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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에 바둑「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요즈음 소련사람들 사이에서는 바둑열이 높아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체스」(서양장기)를 즐겨왔던 소련사람들이 바둑의 묘미를 알고난 후부터는 바둑에 열중하고 있다는데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에서 특히 바둑인구가 부쩍 늘고 있다.
바둑이 소련에 처음으로 소개된 것은 불과 몇년전.
일본기원과 JAL(일본항공), 그리고 일본대사관이 적극적으로 바둑보급에 나선것이 주효했다는 것.
특히 일본기원은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9단급의 「베테랑」기사를 파켠, 지도대국을 실시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바둑만을 무료로 제공한다든지 소련어로 된 해설서를 무료로 배포하는등 바둑보급에 열성을 쏟는 바람에 「바둑외교」를 하는것이 아니냐하는 소릴 들을 정도.
소련사람들이 바둑에 흥미를 갖게된 것은 합리적인 바둑의 규칙이 그들의 기질에 맞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수학이나 과학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바둑을 좋아한다.
현재 소련의 바둑계는 「모스크바」파와 「레닌그라드」파로 나누어져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두파는 매년 정기적으로 대국을 벌이고 있는데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라이벌」의식이 강한 두도시가 이제는 바둑으로 겨루게 된것도 묘하다면 묘한 일.
일본기원에서 파견된 한 전문기사는 소련에는 현재 「아마추어」3단급이 5, 6명 있다고 전하면서 서구와 비교해 바둑인구가 사회각층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하고 있다. 「레닌그라드」파의 고수격인 TV기술자 「V·아스타치킨」(38)은 바둑의 원리가 미학과 논리학을 조화시켜 놓은 것 같아 매혹당했다고 말하고 있다. 「아스타치킨」은 바둑광으로 「레닌그라드」를 방문하는 일본관광객만 보면 아무나 붙잡고 바둑한판 두자고 하는데 실력도 대단해 일본으로 치면 「아마추어」3단에 해당한다고. 그는 또 신문이나 잡지에 바둑관계해설을 기고하는등 바둑일에 몹시 바쁘다.
한편「모스크바」파를 이끌고 있는 「Y·푸이라토프」는 정부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야」외 주간지에 바둑을 소개하는 글을 쓰고 있다는 것.
「푸이라토프」는 하루빨리 당국으로부터 공인받는 바둑단체를 만들어 소련선수권전이나「유럽·아마」바둑선수권전을 개최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외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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