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조성민 3점슛 단 한 방 그걸로 충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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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94.1%.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4강 진출 확률이다. 희비는 2점 차로 갈렸다.

 부산 KT가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69-67로 이겼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4강에 진출한 건 34회 중 32회다.

 정규리그에서 전자랜드가 4위, KT가 5위를 기록했지만 두 팀의 승차는 불과 한 경기였다. 게다가 전자랜드와 KT는 올 시즌 정규리그 내내 맞대결만 하면 팽팽한 경기를 했다. 결국 1차전을 잡는 팀이 4강 진출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창진 KT 감독은 경기 전 ‘눈빛이 이글거리는 선수’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조성민과 송영진은 늘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조성민은 전반 내내 3점슛을 한 개도 넣지 못했다. 조성민은 2쿼터까지 11점에 그쳤고, 이 중 9점은 자유투로 채웠다. 조성민 대신 후안 파틸로가 득점포에 불이 붙었다.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신바람을 내는 파틸로는 이날 23점을 넣었다.

 KT가 파틸로를 앞세워 전반까지 앞서갔지만 3쿼터부터 전자랜드가 무서운 기세로 반격했다. 전자랜드는 슈터 리카르도 포웰(32점)이 후반에만 18점을 몰아넣으며 KT를 추격했다. 4쿼터 종료 2분50초 전에는 전자랜드가 65-6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집중력에서 KT가 간발의 차로 앞섰고, 이것이 승패를 갈랐다.

 경기 내내 침묵하던 조성민은 63-67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결정적인 3점슛을 꽂아 넣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종료 1분58초 전 KT의 3년차 가드 김우람(10점)이 과감하게 역전 3점포를 꽂아 넣었다. KT 특유의 조직력이 만든 3점슛이었다. 전자랜드 수비가 당황할 정도로 빠른 패스가 착착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전태풍이 사이드 코너에 있는 김우람에게 연결했고, 3점 라인 밖에서 던진 공은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김우람은 전자랜드의 슈터 정영삼(11점)을 잘 수비한 이날의 숨은 스타였다. 그는 “영삼이 형을 죽도록 막아야겠다는 생각만 하면서 뛰었다”고 했다. 전자랜드는 포웰이 종료 직전 회심의 레이업슛을 던졌지만 KT의 아이라 클라크가 완벽하게 블록해 냈다.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상대팀 선수 조성민에 대해 “그게 슈터다. 10개를 넣고 지는 것보다 결정적일 때 한두 방 넣어 주는 게 슈터”라고 칭찬했다. 조성민은 “ 마지막에 ‘한 번만 걸려라’ 했는데 찬스가 났다”고 말했다. 전자랜드와 KT의 2차전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인천=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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