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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비 급등…유탄맞은 무역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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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이라크 전쟁에 따른 수출 차질이 잇따르는 가운데, 중동지역과의 해상.항공 운송 비용까지 급등해 국내 무역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24일 선박들이 정상 운항은 하고 있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간 해상 운임의 경우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전쟁 전 1천3백달러에서 1천5백50달러로 오르는 등 물류비가 평균 20%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전쟁 전에 기름값이 올라 이를 반영한 유가 할증료가 TEU당 50달러에서 70달러로 상승하고, 전쟁보험료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카타르에서 출발하는 액화천연가스(LNG)선박(5만6천~5만8천t)에 붙는 전쟁보험료는 4천달러에서 6만달러로 올랐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라크로 향하는 일반 화물 선박의 경우 보험료가 선박가격의 0.2%에 달해 전쟁 전보다 최고 20배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일부 운항 차질까지 빚고 있다. 대한항공 인천~두바이~카이로 노선은 24일 출발편부터 한달간 잠정적으로 운항이 중단됐다.

한양국제운송 관계자는 "항공화물의 경우 중동 현지 창고에 화물이 쌓여 새 화물을 받아들이지 못하므로 운송료가 곧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세계적인 보험사들은 이라크 전쟁에 따른 위험을 전가하기 위해 이라크접경 국가를 운항하는 항공사에 보험 할증료를 더 받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AF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보험업계는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때와 2001년 9.11 테러 발생 직후 항공사들에 대해 보험 계약 폐기를 7일 전에 통보했었고, 각국 정부는 항공업계 도산을 막기 위해 금융지원에 나선바 있다.

이라크전에 따른 수출차질은 24일 현재 3백85건, 5천5백14만1천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역별로는 ▶수출상담 중단이 2백건, 3천9백36만달러로 가장 많고▶선적.하역 중단 99건, 1천1백62만2천달러▶수출대금 회수지연 72건, 3백33만달러 등이다.

미국에서는 테러 보복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미국 세관이 24시간 전 화물 통관제를 실시하고 수입업자 등록제 등 수입화물에 대한 통관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이재훈 산자부 워싱턴 상무관은 "전쟁 종료 후에도 미국 세관의 통관 검색이 계속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업계와 협의해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중동 7개국 건설현장 가운데 쿠웨이트를 제외한 6개국의 현장은 정상적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건교부는 또 쿠웨이트에 주재하던 근로자 1백96명이 철수했으며 현재 발주처와의 관계, 현장 관리 등을 고려해 7명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대테러 대책반을 가동해 경비보안 및 보안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신혜경 전문기자, 허귀식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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