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 발 물러선 정부·의료계 2차 휴진 막을 타협 나올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2차 집단휴진을 예고했다. 11일 서울 용산 대한의사협회에서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오른쪽)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24~29일로 예정된 의사협회의 2차 집단휴진을 막기 위한 대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 보건복지위와 환경노동위 소속 국회의원 6명은 1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사무실을 방문해 새누리당·민주당·보건복지부·의사협회 4자가 참여하는 의료제도개선 소위원회를 국회 복지위 산하에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목희 민주당 의원은 “일주일 정도 시간을 갖고 소위원회에서 원격진료와 의료법인의 영리 자(子)법인 허용, 건강보험제도 개선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복지위 간사인 유재중 의원은 이날 오후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복지부와 의협 대화를 지켜보고 24일 집단휴진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정치권이 개입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 24일 전공의 필수인력까지 포함해 총파업하는 게 저희도 우려가 된다. 이번 기회에 건강보험체계 개선,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한발씩 물러서서 물밑 대화도 재개할 전망이다. 정부는 11일 원격의료 허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보류했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하루 이틀 냉각기를 갖고 대화를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의협도 당초엔 전공의들이 하루 8시간만 진료하기로 했으나 방침을 바꿔 정상 근무를 시작했다. 동네의원은 주 40시간 진료를 하기로 했지만 환자 불편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정부는 엄정 대응 원칙도 천명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 불법 집단휴진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우선해야 할 의사의 본분을 저버린 것이어서 어떤 이유로도 용인할 수 없다”며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은 24일부터 예정된 2차 집단휴진 참여를 잇따라 선언했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690여 명이 집단휴진 참여를 10일 결정했다. 1000여 명 규모인 서울대병원 전공의도 11일 찬반 투표를 했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도 참여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1차 집단휴진(10일) 때는 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신촌)·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 중 세브란스병원만 휴진에 참여했다.

  의대생들도 의협의 집단휴진에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함현석 회장은 " 14일까지 집단휴진에 대해 의대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고 의대생들이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할 경우 수업 거부도 하나의 옵션으로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파업피해신고센터를 가동하고, 집단휴진 반대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에 돌입해 11일 하루 400명이 서명했다. 안기종 연합회 대표는 “군인들이 불만이 있다고 파업하지 않는 이유는 파업하면 적군이 쳐들어와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중증 환자의 주치의인 전공의가 파업하면 안 되는 이유도 군인과 같다”고 의협을 비판했다.

김혜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