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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힘들게 된 외국명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앞으로 외국의 우수영화는 당분간 감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연간 수입외화가 종래의 41편에서 26편으로 줄어든데다가 외환사용 한도액도 연2백40만 「달러」에서 1백50만 「달러」로 대폭감소되었다.
23일 문공부발표에 따르면 금년에 수입된 외화는 모두 11편으로서 이미 74만7천「달러」를 사용, 남은 것이 15편 75만3천「달러」인데 수입추천을 받고 계류중이던 5편 (32만6천 「달러」)에 대해 기득권을 인정하면 잔여분은 10편 42만7천「달러」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이미 수입됐거나 곧 수입될 외화의 편당 평균수입가격이 6만7천「달러」인데 비해 잔여분의 평균수입가격은 4만2천「달러」에 불과하여 아무리 우수하고 아무리 화제를 모은 영화라하더라도 수입가격 4만「달러」이상의 외화는 사실상 수입이 봉쇄된 셈이다.
물론 이제까지 국내영화제작업자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국제시장가격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수입해 온 사례도 많았었다(『러브·스토리』가 대표적인 「케이스」로 3,4만「달러」 면 수입할 수 있었던 것을 그 배액으로 수입했었다).
그러나 『대부』 『엑소시스트』등의 경우처럼 대작이거나 화제작인 경우 그 가격은 10만「달러」를 상회하는 것이어서 수입 외화의 가격을 4만「달러」로 묶어버리면 외화가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될 것이 틀림없다.
이러한 상황으로 보아 이미 수입추천을 받고 「달러」사용승인을 받지 못해 한국은행에 계류중이던 5편의 영화가 당분간 마지막의 우수외화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광복절과 추석「시즌」을 기해 모두 공개될 이들 5편의 영화는 ▲8만4천「달러」의 『스팅』(한진) ▲역시 8만4천「달러」의 『브레이크·야우트』(국제) ▲6만5천「달러」의 『가르샤』(대영) ▲5만7천「달러」의 『마이·웨이』(합동) ▲3만6천「달러」의 「리바이벌」 영화 『유리시즈』.
이 가운데서 1930년대의 암흑가를 묘사한「조지·로이·힐」감독, 「폴·뉴먼」 「로버트·례드퍼드」주연의 『스팅』 (73년도「아카데미」작품·감독·각본등 7개부문수상)을 제외하면 흥미본위의 흥행물에 불과하지만 구미각국의 극장가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영화라는 점에서 영화 「팬」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작품들이다. ▲ 『브레이크·아우트』는 「톰·그린스」감독, 「찰스·브론슨」이 주연한 탈옥이야기이며 ▲ 『가르샤』는 「샘· 페긴퍼」감독, 「워런·오츠」「기그·영」주연 ▲『마이·웨이』는「에밀·노펄」감독, 「조·스튜어드슨」 「토니·제이」주연의 「홈·드라머」다.
우리 현실에서 꼭 거액의 외화를 들여 외국의 문제영화를 봐야 하느냐는데도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영화를 하나의 예술로 간주하는 한 지나치게 통제만 할 것이 아니라 다소간 숨통을 트는 것이 우리영화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일반적 여론이다.

<정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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