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현금 수송차 '수상한 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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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고속도로 통행료를 수거하던 차량이 도난당해 안에 있던 현금 2억1900만원이 사라졌다. 차량 도난에서 발견까지 불과 11분밖에 걸리지 않았으나 범인들은 그사이에 현금을 털어 사라졌다.

 10일 오전 3시29분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요금소 앞. 현금 수거 대행업체 차량인 검은색 스타렉스 승합차에서 직원 2명이 내렸다. 차량 시동을 끈 뒤 열쇠는 꽂아둔 채 밖에서 리모컨으로 문을 잠갔다. 이들이 부산요금소 사무실로 들어간 직후 차에서 경고신호가 울렸다. 안에는 경북 경산·영천 등 8개 요금소에서 받은 통행료 2억1900만원이 8개 포대에 나뉘어 금고에 들어 있었다. 그러나 금고는 잠금장치가 고장 나 열린 상태였다고 현금 수송 직원들은 경찰에서 밝혔다.

 현금 수거 직원이 급히 달려나왔으나 차량은 회차로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금 수송 차량 안에 있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위치를 확인했다. 11분 뒤 차량은 도난 현장에서 4㎞가량 떨어진 청룡동 보호관찰소 앞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들이 이곳에서 현금 포대를 다른 차에 옮겨 싣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는 얘기다.

 경찰은 범인이 고속도로 통행료를 어떻게 거둬가는지 잘 아는 인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요금소에 들르는 시간을 파악하고 있었으며, 주말 통행료를 거둬가는 때라 평소보다 현금 수거액이 많은 월요일 새벽을 택했다는 점에서다.

 경찰은 현금 수송 직원들이 3인1조로 움직이게 돼 있으나 최근 1명이 퇴직해 2명만 근무했다고 함에 따라 퇴직자 S씨(26)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차량이 발견된 보호관찰소 주변 CCTV에 S씨와 그가 타고온 SUV가 찍혔다.

부산=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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