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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 무는 염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시온·프린스 박동명씨(31)의 염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흘러나왔다.
외국환관리법으로 구속 수감되기에 앞서 박씨는 10일 상오9시5분 대검특수반의 첫 심문을 받는 자리에서 『내 죄가 어느 정도 무거운 것입니까, 얼마나 감옥살이를 해야됩니까』 『지난번 구속된 사보이·호텔 조 사장은 어떻게 됐읍니까』며 끌려왔을 때와는 달리 안절부절, 「철부지」의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죄가 가벼워질 수만 있다면 미국에 있는 예금은 물론 내 모든 재산을 국가에 바치겠다』고 느닷없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는 10일 새벽5시30분 그의 호화아파트에서 연행된 뒤 4시간가량 심문을 받는 동안 집에서 가져온 켄트 담배 2갑을 연거푸 피워댈 만큼 초조해했다.
첫 조사에서 박씨는 『종교는 무엇이냐』는 심문에 『종교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아버지 박태선 장로와의 관계를 되살리자 그는 『아버지종교에 대해서는 묻지 말라. 환멸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시온중학교를 거쳐 H대학을 졸업하기까지 동급생은 물론 교사들로부터 늘 『저게 박 장로 아들이다』라는 눈총을 받았을 때마다 괜시리 떳떳이 느끼진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집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두 동생이 사장·전무로 있는 회사에 장자인 내가 부장자리에 있는 것을 알지 않느냐』고 한마디로 대답했다. 그 때문에 자신은 사장인 막내동생에게서 용돈을 얻어써야 했고 이따금씩 박 장로에게 가서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검찰에 압수된 박씨의 각종 비용지출명세서는 그의 호사스런 생활을 숫자로 일러주고 있다. 가정부 손 모 여인(52)이 지난2년 동안 메모한 두루마리 용지가 자그마치 4m가량. 명세서 곳곳에 『처녀물품대』란 명목으로 8만원에서 20만원까지 나타나있어 박씨가 관계했던 여자들의 선물비(?)임을 표시했다.
또 정기적으로 S양의 피아노·레슨비 1만원이 계속 지출되고있는 것이 나타났다.
그는 미국에 갈 때마다 한국에서 빼돌린 그의 흰색 벤츠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로스앤젤레스의 클럽, 라스베이거스에서 아가씨들과 곧잘 어울려 즐기는 게 취미였다는 것.
박씨와 동침하다 꿀려온 인기배우 강 모양(21)은 처음에는 『내가 무슨 죄가 있느냐』고 버티었으나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자 고개를 떨구며 『사진이 나가면 망한다』며 울음.
지난7일 평소부터 알고있던 박씨의 뚜장이 정 모 여인(34·일명 정 집사)의 알선으로 20만원을 받기로 하고 박씨와 동침했으나 돈을 주지 않아 그후 여러차례 전화로 연락했으나 그때마다 『만나 해결하자』는 말에 속아 8번이나 만났으며 『겨우 현금8만원에 3천원짜리 인조진주목걸이, 4백달러짜리 은팔찌를 받았다』고 실토―.
강양을 박씨에게 소개한 정 모 여인은 수배중인 문 모 여인(일명·문 집사)과 함께 박씨에게 전문적으로 미녀를 알선해온 일급뚜장이. 용산의 모 아파트에 있는 그녀의 집은 연예계 미녀들의 부업알선공급처로 알려졌다. 정 여인의 소개로 강양은 얼마 전 모씨와 20만원을 받고 하룻밤 동침한 일도 있다고 밝히며 『얼굴만 기억할 뿐 이름은 모른다』고 검찰심문에서 자백하기도. 뚜장이 정 여인은 미녀의 소개 때마다 팁 대신 냉장고나 다른 선물을 받아왔다고 털어놓았다. <정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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