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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적은 자체 내에 있다"|미국 칼럼니스트 「빌·모이어즈」씨 「뉴스위크」지 기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미국에서 「정부의 사회주의화」를 막아 황금의 알을 낳아주는 거위와 같은 자본주의를 구출해내자는 소리가 높다. 다음은 근착 「뉴스위크」지에 실린 자본주의의 진짜 적은 자본주의 자체 안에 만연되고있는 부패, 부의 불평등, 낭비라는 「빌·모이어즈」씨의 「칼럼」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편집자주>
자본주의의 정말 적은 급진주의자나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라 그 자체 안의 부패와 불평등, 도박적인 낭비인 것이다.
자유기업체제에 대한 진짜 위협은 급진주의자들이나 극단주의설,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아니라 돈을 많이 벌어놓고 자기의 현 지위가 무너질까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자본주의에 대한 최대의 적은 자본주의 그 자체, 더 정확히 말해서 모든 것이 잘돼가고 있으니 어떠한 다른 체제도 따를 수 없다는 도발적인 극단주의의 무절제와 방탕을 그대로 용인해 버리려는 자본주의인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큰 물의를 빚은 기업들의 부정한 뇌물사건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대외적으로는 「유나이티드·브랜드」와 G「오일」같은 대회사들이 정부 관리들에게 대량의 뇌물을 주었고 국내에서는 유수한 대회사들이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헌납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끝내는 불법적인 경치자금 헌납문제는 「닉슨」대통령의 불명예스런 퇴진을 강요하기까지 했다.
이제 뇌물이 모든 기업, 심지어 노조·은행·건축업자·출판업자들에게까지도 기업의 기본적인 사업경비인 것처럼 되어버린 그러한 공인된 부패를 그대로 방치하고도 자본주의가 건재하리라고 믿는다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일밖에 안 된다.
다음으로는 부의 평등과 불평등의 문제가 자본주의의 가장 큰 위협이다.
모든 국민은 전체사회의 주장이 어떤 것이든 간에 공익성이 있고 국가가 가능한 최선의 사회건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하는 것인데 현재 이 같은 것이 없다. 사실상 모든 공공정책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은 투표가 아니라 조직화한 압력단체들이다. 이 같은 결과로 정부자체가 이미 사적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 돼버렸다.
거대한 공·사의 관료주의가 뒤얽힌 채 자본주의 경제체제 자체가 자본주의의 기본윤리인 물질적 개인주의가 모든 공동의 이익에 우선해 승리했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자본주의가 더 이상 존속하기 위해서는 부익부의 모순된 개인주의와 정부의 특혜가 완전히 제거되고 정말 없는 자를 위한 공익정책이 수립돼 실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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