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모·와 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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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지사태후의 동남아정세안정에 부심하고 있는 인지주변국가들은「마르코스」「필리핀」대통령의 중공방문을 계기로 대 중공화해 및 관계정상화를 봉해 국내안정을 이룩하려는 의도 아래 「북경러쉬」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중공과의 관계정상화 내지 긴밀화에 부쩍 열을 올리기 시작한 나라들은 「필리핀」을 비롯, 태국·「말레이시아」등 인지주변의「아세안」(ASEAN) 국가들인데 특히 태국은「마르코스」「필리핀」대통령이 7일 북경에 도착한 것과 거의 매를 같이하여 31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의회사절단을 배경에 파견, 태·중공조기수교가능성 타진에 나섰다.
한편「아세안」회원국으로선 첫 번째로 중공을 승인한「말레이시아」역시 인지사태 후「말레이시아」공산반도들의 준동이 심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 조만간 중공과 협의를 가질 계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싱가포르」역시 적당한 중공승인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5일간의 공식일정으로7일 북경에 도착한「마르코스」대통령은 도착3시간만에 모택동중공당주석과 1시간30분 동안 회담했으며 이어 입환중인 주은내중공수상을 비방하고 등소평부수상이 베푼 만찬회에 참석하는 한편 8일에는 등소평부수상과 제1차 공식회담을 가졌다.
「필리핀」의 관영PNA통신은 「마르코스」대통령부처와 이들의 두딸「이메」와「이레네」를 그의 저택에서 따뜻이 맞이한 모택동은 『우리는 한가족이며 매매로 우리 사이에는 짜증나는 일도 있겠으나 어느 쪽도 상대방을 전복하려 하거나 이용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마르코스」대통령의 공식방문을 환영했으며「마르크스」대통령은『중공을 방문, 모주석과 만날 기회를 가진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PNA통신은 중공측에서 등소평부수상, 왕해용부가상및 2명의 외무성관리가 배석한 모택동과「마르코스」대통령간의 회담은 때때로 격언을 사용하는 등 전형적으로 동양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고 말했다.
「마르코스」대통령은 속담을 인용하여 『열매가 열리지 않은 나무에는 아무도 돌을 던지지 않는다』는 속담을 말하자 모택동은『숲 속에서 자라나는 나무가 보다 우아하고 크면 클수록 바람은 더욱 강하게 불어 그 나무를 쓰러뜨리려 한다』는 속담으로 응답했으며「마르코스」 대통령이 다시 『태풍은 큰 나무만을 쓰러뜨린다』는 속담을 인용하자 모택동은 정세의「마르코스」대통령에게 『당신은 젊었소. 그러나 주의하시오. 당신은 더 많은 세월을 살아야 하며 허다한 적과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모택동과의 회담 후 인민대회당에서 베풀어진 환영연회 석상에서 연설한 「마르코스」대통령은 양국의 전통적인 과거의 해련및 문화유대를 상기시키고 새로이 수립되는 양국의 관계가 1백년,1천년이나 오래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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