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통합, 사실상 좌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지난 4월1일 4자 회담에서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을 뿐 두 달이 넘도록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신민당과 통일당의 합당은 지난 5일 김영삼 총재가 합당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 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힘으로써 그 실현이 사실상 어렵게 되었다.
양일동 통일당 당수는 7일 『신민당이 전당대회를 열지 않겠다는 것은 합당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하고 당분간 신민당의 태도를 주시한 뒤 통일당으로서도 합당에 관한 최종 단안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양 당수는 『그동안 양자회담을 수차 제의했으나 김 총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김대중씨에게도 4자 회담을 다시 열도록 요청했으나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중씨는 『두 당사자가 합당에 진지한 의사를 보이지 않는 현 시점에서 4자 회담의 재개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양 당수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영삼 총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통일당과의 합당은 어디까지나 정치적 의미에서의 흡수합당』이라고 전제, 『전당대회를 열어 통일당과 1대1로 합당한다는 것은 생각해 본 일이 없다』고 잘라 말한바 있다.
유택형 통일당 대변인은 7일 『김영삼 신민당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통일당과의 통합을 위해 전당대회를 열 수 없다고 한 것은 야당통합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외면하는 처사로 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4자 회담의 근본정신에 위배되지 않고 야당통합이 성취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하며 이를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