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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새마을 유공자와 환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은 5일 월간 경제동향 보고가 끝난 다음 훈장을 수여한 새마을지도자 여진대씨(46·경남 남해 외금마을), 새마을유공자 김용환씨(51·전남 승주 금평마을), 모범근로자 조경수씨(49·경북 대구시 남선경금속 공무과장)와 기획원장관실에서 토끼고기 조림의 반찬으로 점심을 들며 새마을사업·근로자생활상태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김종필 총리와 관계장관도 함께 점심을 했다.
다음은 환담 내용.
▲박대통령=모범 마을에는 요즘 견학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요.
▲여진대씨=어떤 때는 수백명씩 몰려와서 견학을 하는 바람에 일하는데 지장을 받는 형편입니다.
▲박대통령=많이 오면 입장료를 받지 그래(웃음).
김용환씨의 금평마을에도 우박피해가 많았나요.
▲김용환씨=없었읍니다.
▲주우철 남해군수=지난달 30일 밤 우리 군에도 약40초 내렸는데 별 피해는 없었읍니다. 올라올 때 고속도로에서 보니 보리는 모두 이삭을 누가 뜯어간 것과 같이 되었더군요.
▲박대통령=총리도 우박을 맞았다면서.
▲김종필 총리=차에 떨어지는 소리가 어떻게 시끄러운지 못 견딜 지경이었읍니다.
▲박대통령=우박 크기가「골프」공 같다던데 그것을 사람이 맞으면 상처를 받지 않겠는가.
▲김 총리=우리 어렸을 때도 우박으로 장독이 깨어지지 않았읍니까.
▲박대통령=박용학씨가 전남 승주에 공장을 짓는다고 땅을 사놓았는데 어떻게 되었지. 농지로 환원하든가 아니면 대집행이라도 하는 것인가.
▲정조영 농수산장관=일부는 대집행을 하고 있읍니다.
▲박대통령=다른 작물을 못 짓도록 만들어 놓았다면 밭으로 사용하도록 하시오. 그런데 남해 외금마을에는 60호 마을에 술집이 6개나 있었다면서. 10집에 1개꼴이 아니요.
▲여진대씨=부락에서 술집에 안가기로 결의한 후로는 발을 끊어 없어졌읍니다.
▲박대통령=모심기에 장정이 나가면 얼마나 주는가?
▲김용환씨=공동작업을 주로 하고 있는데 남자는 1천원, 여자는 7백원을 줍니다. 소득이 높아져서 다른 마을보다 임금이 비쌉니다.
▲김정렴 비서실장=1만원권이 농가에 들어가면 안 나온다는 말이 있더군요.
▲김용환씨=아까와서 쓰지 못하니까 그런 경우도 있겠지요.
▲박대통령=농민들이 가지고 있는 돈을 끌어내 저축토록 해야지, 물가는 오르는데 가지고만 있으면 어떻게 하나.
▲박대통령=여 지도자, 외금마을에서 장차 할 계획은 무엇이오.
▲여진대씨=숙원사업은 공동정미소입니다. 인근 부락에도 없읍니다.
▲박대통령=정미소를 만들면 채산이 맞는가.
▲여진대씨=연간 80만원이 남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박대통령=(농수산장관에게)허가해주도록 하시오.
▲김용환씨=저희는 농산품을 팔러 가는데 수송에 애로가 있습니다. 「트럭」을 사려고 1백 만원의 기금을 이제 겨우 마련해 놓았읍니다.
▲박대통령=「트럭」1대를 가지면 수송비가 절약되는 것이 얼마나 되나.
▲김용환=연간 생산품에서 1천2백 만원의 이익을 보고 수송비도 1백50만원이 절약됩니다.
▲박대통령=4∼5t「트럭」으로 하지. 부자마을이 되면 6∼7t「트럭」으로 바꾸고…. 새마을 성금으로 한 대 사주도록 합시다.
(조경수 모범근로자에게) 조 과장은 집을 가지고 있다죠. 상금을 줄테니 생활과 학비에 보태 쓰도록 저금통장에 넣어 필요할 때 쓰도록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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