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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단 여성엔 '그림의 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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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여성의 사회 진출이 갈수록 늘고있지만 대학 강단은 여전히 여성에게 문턱이 높다.부산지역 대학의 여성 교수 비율은 5% 안팎에 그치고 있다.이 같은 현상은 특히 국립대서 더 심하다.또 여교수가 주요 보직을 맡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부산대는 이번 신학기에 신규 교수 38명을 채용했으나 여교수는 부산대 간호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간호학과 강인순 교수 1명 뿐이다.

동의대도 신학기에 신임 교수 15명을 뽑았으나 여교수는 생명과학부 권현주 교수뿐이다.

권 교수는 동의대에서 학사·석사학위를 받은 뒤 일본 오사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부경대는 유아교육·경제·화학과 등에서 12명의 신임 교수를 선발했으나 여교수는 1명도 없었다.

동아대·부경대·영산대 등은 신학기를 맞아 보직 인사를 했으나 주요 보직에 임명된 여교수는 한명도 없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은 “가족의 생계를 주로 책임지는 남자를 우선 채용하려는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이 대학에 뿌리깊게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법학·정치학과 등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학과에서는 “여성들은 지원서도 내지 말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기도 한다”고 대학 관계자들은 전했다.

부산대 물리화학부 이창환교수는 “여성들이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까지 시간강사·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버티기가 쉽지 않다”며 “여성은 출산·육아 등의 부담이 있어 교수채용에 불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라대 공미혜 교수는 “현재의 교수 채용과정은 공정한 평가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쪽 성(性)이 70% 이상을 차지할수 없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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