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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미드' 주연급 꿰찬 매력덩어리 한인 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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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인 여배우 아덴 조가 MTV 드라마 ‘틴울프 시즌3’에 ‘키라’ 역으로 출연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케이블 채널 드라마 가운데 시청률 1, 2위를 다투는 MTV의 인기 드라마 ‘틴울프’ 시리즈에 한인 여배우가 주연급으로 발탁돼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틴울프 시즌3’에 출연 중인 아덴 조(29).

 ‘틴울프 시즌3B(파트2)’는 TBS의 ‘빅뱅이론’과 치열하게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매회 시청자는 200만~250만 명. 틴울프는 한밤중에 늑대인간에 물린 후 서서히 자신도 늑대인간이 되어 가는 10대 주인공 스콧의 성장을 그린 드라마로 한국을 비롯해 세계 20개국에서 방송되고 있다.

 아덴이 맡은 ‘키라 유키무라’라는 역은 극중 배경이 되는 비어콘 힐스 고교의 새로운 일본계 학생 역으로 주인공 스콧 맥컬(타일러 포시 분), 그의 여자친구 앨리슨 아전트(크리스털 리드 분)와 함께 삼각관계를 형성해 스토리를 끌고 가는 비중 있는 역할이다.

 “키라 역은 원래 일본계 배우가 맡을 예정이었어요. 하지만 운좋게 제가 발탁되면서 키라는 급하게 한국계 아버지와 일본계 어머니를 둔 혼혈 캐릭터로 변경됐어요. 그리고 일본계 대신 아버지 역을 맡을 한국계 배우를 새로 캐스팅하기도 했고요.”

 벌써 그를 알아보고 사인 요청을 하는 팬들도 생겼다. 아덴이 스타덤에 오르기까지는 7년이 걸렸다.

 미국 텍사스주 아마리오에서 태어난 그는 대부분의 한인 2세처럼 ‘팔방미인’으로 자랐다. 부모는 태권도 도장을 운영했다. 그는 초·중·고에서 A학점을 유지했고 첼로·피아노 등 다양한 악기를 섭렵했으며, 댄스 스튜디오에 다녔고 기계체조도 배웠다. 물론 아버지의 영향으로 태권도는 필수였다.

 미네소타주로 이사해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일리노이주립대 어바나 샴페인(UIUC) 캠퍼스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선택과목으로 연기 수업을 들으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원래 무척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에요. 한인 2세로 아시안이 없는 곳에서 살아서인지 정체성의 혼란도 있었고 위축되기도 했었죠. 하지만 연기를 통해 내면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됐어요. 맡은 배역을 통해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다 보니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 영화산업의 메카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LA)로 이주했지만 벽은 높았다. 오디션을 통해 최종 2인에 올라도 배역을 맡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거의 모든 작품의 주인공은 남자입니다. 여배우를 뽑아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는 사람을 뽑기 때문에 소수인종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결국 그는 가정교사·웨이트리스·베이비시터 등 투잡, 스리잡을 뛰었고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인생’ 수업을 했다.

 2004년부터 소일거리로 해오던 광고모델을 계기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2008년 일본 나이키 모델로 출연했고 이후 통신사인 버라이즌을 비롯해 맥도널드, 화장품 크리니크, 리복, 애플 등의 광고를 찍었다. 보그, 퍼플패션, 나일론 매거진 등에도 얼굴을 알렸다. ABC방송국 ‘프리티 리틀 라이어즈’, TNT방송국 ‘리졸리 앤 아이슬레스’ 등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한국 CF에도 살짝 출연했다. 2010년 하우젠 에어컨 CF에서 김연아의 대역으로 백덤블링과 와이어스턴트를 했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그는 2011년 2월 타이틀곡 ‘아임 저스트 어 걸(I’m Just a Girl)’을 아이튠스에 발매하기도 했다.

 아덴의 꿈은 한국영화 출연이다. 할리우드 대작에 멋진 주인공이 되는 것도 좋지만 한국영화만이 그려낼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는 게 이유다.

 “한국영화 중에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정말 좋아해요. 그렇게 애절하면서도 가슴 시린 사랑을 연기하고 싶어요. 제가 아무래도 한국인이다 보니 한국영화를 볼 때 더 감정이입이 잘 되고 더 깊이 빠져드는 것 같아요. 언젠가 그날이 올 거라 생각하며 한국어 연습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LA중앙일보 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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