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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중에 교과 캠프, 방학 땐 전문가 특강 열어 여학생 이공계 진출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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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승규 온양한올고 교사가 과학실에서 동아리 ‘H-WISEM’ 소속 학생들을 가르칠 준비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진수학]

민승규(34) 온양한올고 교사가 화제다. 그는 교내 과학동아리 ‘H-WISEM’을 수년째 지도하고 있다. 이 동아리에서 활동한 학생 중 상당수가 명문대에 진학했다. 올해 KAIST·포항공대·서울대·한양대·충북대에 모두 합격해 눈길을 끈 장윤선양도 이 동아리 출신이다. 지난달 28일 민 교사를 만나 교육철학과 수업 방식 등을 들었다.

-과학동아리 H-WISEM을 소개하면.

 “H-WISEM은 과학·공학 분야에 관심 있는 여학생들을 미래 과학기술인으로 양성하기 위해 2010년에 만든 동아리다. 학생들에게 과학실험 및 탐구활동, 과학 전시체험 부스 봉사활동, 과학기술앰배서더 초청 강연, 과학연구원 탐방, 지역환경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도록 하고 있다.”

-과학동아리에서 우수 졸업생이 많이 배출된 비결은.

 “동아리 소속 1, 2학년생들이 희망하는 대학 및 학과를 정해 목표 달성에 필요한 준비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아리 온라인 카페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목표를 세우고 매진하는 친구들과 정보를 공유케 한다. 졸업한 선배들을 초대하는 ‘홈커밍데이’를 열어 대입 전략, 자기소개서 작성법, 대학 생활을 듣는 소통의 장도 마련해 준다. 학생들이 목표를 향해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토록 하기 위해서다.”

-과학동아리에서는 무엇을 배우는가.

 “우리 동아리는 학기 중에 과학창의연구회와 연계한 교과캠프를 연다. 방학 땐 교수·연구원 등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개최한다. 이들은 바람직한 직업관을 제시해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이공계 진출에 도움을 준다. 대학과 함께하는 R&E(Research & Education),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와 연계한 실험 활동도 한다. 또 국립중앙과학관과 연구원·기업·박람회 현장견학을 통한 과학창의체험, 찾아가는 과학 나눔 봉사활동, 발명전, 과학논술·독후감·에세이 대회, 과제지원 연구발표회, 공모전 참가 같은 활동을 펼친다.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대한민국창의체험페스티벌 전시체험부스 참여 활동을 할 수 있다.”

-동아리 학생들에게 뭘 가르치나.

 “청소년기에는 성장가능성 즉, 잠재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관심 분야 체험이나 공모전 등에 마음껏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경험해 봐야 그 분야가 자신에게 맞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실패해도 괜찮다. 도전 과정에서 실패와 성공은 모두 성장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자신만의 교육철학이 있다면.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와 경험을 제공해 이공계로의 진로를 확립하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나만의 교육철학이다. 학생들은 온갖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그래서 교내외에서 시행되는 다양한 체험과 공모전 등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학생들을 독려한다. 물론 선택은 학생 자유다. 학생들은 이런 과정 속에서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진로 모색에 도움을 얻는다고 생각한다.”

-과학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방법은.

 “우리 주변에 있는 게 다 과학이다. 생명·기계 등 모든 것에 과학의 원리가 담겨 있다. 따라서 ‘실생활이 과학’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 과학동아리 회원들뿐 아니라 내게서 과학을 배우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1인 1발명 아이디어 내기’를 실시하고 있다. 과학 원리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1인 1발명 아이디어 내기를 실시한 뒤에는 과학에 흥미가 없던 학생들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낼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아리 학생들과 재능기부를 많이 한다는데.

 “동아리 소속 학생 중 봉사 희망자를 모아 ‘찾아가는 수학·과학 나눔 봉사단’을 조직했다. 단원들은 여러 활동 경험과 재능을 살려 벽지에 있는 도장초·온양동신초·염작초를 방문해 초등생들을 가르친다. 초등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10개 안팎의 수학 또는 과학 전시체험부스를 준비해 과학캠프를 운영한다. 초교뿐 아니라 최근에는 갈산중·서부중 등에 교과캠프 봉사를 열고 있다. 온양 지역 과학창의연구회·화학교과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충남 금산·청양·보령·부여 등에서 ‘찾아가는 수학·과학 체험 캠프’를 운영 중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다면.

 “나 때문에 과학에 재미를 느낀 모든 제자가 기억에 남지만 굳이 한 명을 꼽자면 올해 졸업한 장윤선양이 있다. 동아리에 가입할 당시 윤선이는 학교생활에 많이 지쳐 보였다. 하지만 과학동아리에 들어온 뒤부터 과학에 흥미를 붙이더니 3학년 때에는 동아리장을 맡아 리더 역할까지 자처했다. 언제나 온·오프라인에서 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펼쳤고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5개 명문대에 합격했다. 윤선이가 ‘과학동아리 활동이 큰 도움이 됐다’고 얘기할 때마다 뿌듯하다.”(웃음)

-앞으로의 희망과 계획은.

 “앞으로도 우리 동아리 학생들이 미래 글로벌 이공계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좋은 길잡이가 되고 싶다. 이공계 리더와 노벨상을 꿈꾸며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여러 국제과학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국제청소년학회’를 설립하고, 나아가 우리나라에서 세계 각국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과학국제대회를 열고 싶은 소망도 있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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