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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만 운집···"반갑다 K-리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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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프로축구의 계절이 왔다. '삼성 하우젠 K-리그 2003'이 12개 프로팀이 참가한 가운데 23일 오후 3시 전국 6개 도시에서 폭죽과 함성 속에 개막했다.

이번 시즌 K-리그에 첫 참가하는 신생 대구 FC와 광주 상무 불사조가 각각 홈에서 강호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와 맞붙어 프로축구에 굶주렸던 대구와 광주 시민들을 열광시켰다. 대구 경기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4만5천2백10명(종전 4만2천2백80명)이 운집했다.

지하철 참사로 상심했던 대구 시민들은 모처럼 환호하고 소리지르는 '카타르시스의 시간'을 가졌다. 광주에도 3만5천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전국적으로도 역대 최다인 14만3천9백81명이 개막전을 찾았다.

올해 K-리그 첫골의 영광은 안양의 브라질 출신 히카르도에게 돌아갔다.

개막전에서는 신생 및 약체팀이 비록 패하긴 했지만 크게 선전했다. 앞으로 K-리그가 강팀 독주에서 벗어나 더욱 박진감 있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을 낳았다.

대구 FC와 수원 삼성의 경기는 '바둑 프로 초단과 아마 5급의 경기'(박종환 대구 감독)로 예상됐지만 뚜껑을 여니 그렇지 않았다. 종료 1분 전 뚜따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하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오히려 대구가 우세한 편이었다.

상무 불사조와 울산 현대의 광주 경기에서도 상무는 당차게 현대를 물고 늘어졌다. 올해 상무에 입대한 '라이언 킹'이동국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러나 지난주 국가대표 A팀에 발탁된 울산의 '수퍼 신인'최성국의 일격에 결국 0-1로 주저앉고 말았다.

최성국은 데뷔전에 결승골을 기록했고, 울산은 K-리그 9연승을 기록했다.

성남에서 벌어진 지난해 우승팀 성남 일화와 '지난 시즌 딱 1승'에 그쳤던 대전 시티즌의 경기에서도 대전은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를 꿈꾸는 호화군단 성남과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으나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샤샤-이리네로 연결된 중앙 패스를 막지 못해 김도훈의 결승골에 무너지고 말았다.

광주=정영재.대구=최민우 기자,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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