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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버섯을 식용으로"|한국 균 학회 강연회에서 주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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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야생버섯이 새로운 식량자원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10일 공업연구소에서 열린 한국 균 학회의「과학의 날」기념특별강연회에서 이지열 교수(서울여대)는『야생버섯을 식용하자』는 강연을 통해 아깝게 버려지고 있는 야생버섯을 식량으로 이용할 것을 제의했고 김병각 교수(서울대상대)는『버섯의 식품 적 가치 및 약효』라는 논제로 이를 뒷받침했다. 다음은 그 요지.
우리나라 산간에서 저절로 자라는 버섯은 약 5백여 종. 이중 17종의 독버섯과 너무 딱딱해서 먹기 힘든 몇 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식용버섯이다.
이지열 교수는 버섯이야말로 우리실정에 가장 적합하고 조건이 좋은 식량자원으로 개발가치가 크다고 말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식량위기에 대처하여 이미 외국에서는 단백질 원으로서 버섯의 이용을 적극화하고 있으며 대도시에서는 70여종의 야생버섯이 연중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에 비해 이용이 적은 우리나라의 야생버섯은 아직 손길이 닿지 않은 식량자원의 보고로 평가되고 있다.
버섯은 원래가 풍미의 식품으로 맛도 좋다.
날로도 많이 먹지만 굽거나 조리는 등 조리를 하면 주식인 쌀밥에만 의존하는 우리의 식탁에 훌륭한 부식을 제공함으로써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준다.
서울대과대 김병각 교수는 버섯은 영양소도 다량가지고 있지만 유용한 약호성분도 여러 가지 함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버섯의 영양소는「아미노」산·「비타민」·단백질·무기염류·효소·당류 등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무기염류의 경우 쇠고기보다도 많고 단백질은 양배추·감자보다 2배나 많다. 버섯 속에 들어 있은「아밀라제」·「프로티아제」는 다른 품의 소 화를 도와주며「마이로시나제」란 효소는 혈력 강하제의 효력을 지니고 있다.
이밖에도 항 혈액응고작용이 있은「아트로만틴」, 신경자극 호르몬인「세로토닌」, 항암 작용이 있는「네부라린」등 약효성분이 버섯 속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완전무결한 식품에도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 야생버섯 중에는 무서운 독성을 가진 것들이 있어 자칫 잘못 먹게 되면 중독사고를 일으키게 된다.
우리나라의 버섯에는 17종의 유독 버섯이 있는데 이중 맹독성으로 한 두개만 먹으면 죽게 되는 것이 5종,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죽게 되는 것이 1종, 장기간 설사를 일으키는 것이 1종, 땀을 나게 하고 설사를 일으키는 것이 1종,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것 1종 등으로 되어 있다.
특히 죽음을 초래하는 맹독성 버섯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데 이 교수는 식별 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맹독성 버섯의 특징은 갓·주름살·턱받이· 대·대 주머니를 모두 가지고 있다(그림 참조). 이런 모양의 버섯을 먹으면 십중팔구 죽게 된다.
따라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갓 표면이 청백색인 알광대버섯, 백색인 흰알광대버섯, 대에 가시가 있는 독 우산버섯, 갓의 표면에 사마귀점이 있은 빨간색의 광대버섯, 갓의 표면이 회 녹색인 파리버섯동이 여기에 속한다.
전체가 황록색이고 죽은 나무뿌리나 근처의 흙에 다발로 나는 노란다 발 버섯도 많이 먹으면 죽게 된다. <김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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