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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 염 추기경 서임식, 사진만 있고 기사 없어 아쉬워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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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호 30면

2월 23일자 중앙SUNDAY 1면엔 염수정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공식 서임받는 사진이 실렸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추기경이 배출됐다는 점에서 영광스러운 일인데 막상 관련 기사가 없어 조금은 아쉬웠다. 올여름 교황의 한국 방문도 추진되는 상황에서 바티칸과 교황의 역사적 배경이나 영향력 등을 현재 우리 천주교가 가진 정치·사회적 위상과 함께 조망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이번 소치 겨울올림픽은 남자 쇼트트랙의 부진과 김연아의 2연패 무산 등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런 가운데 ‘흥분 올림픽→즐기는 올림픽’이란 제목의 기사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경기에 임하는 우리 선수들의 모습을 메달에 집착하지 않는 ‘카르페 디엠(이 순간을 즐겨라)’으로 멋지게 분석한 점이 신선했다. 수많은 국제대회를 치른 만큼 이젠 지나친 국가주의적 순위 경쟁에서 벗어나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 국민으로서 성숙한 면모를 갖추자는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말 못하는 짐승을 모함하는 관리들’이란 제목의 소설가 이응준씨 칼럼은 매우 독특해 그의 다른 글들을 찾아보게 할 정도였다. 지난해 11월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사를 물어 숨지게 한 수컷 시베리아 호랑이 로스코프가 종신형에 처해 제 짝과 세 마리 새끼와 떨어져 시멘트 바닥의 독방에 갇혀 있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마치 짐승 편에 선 변호사처럼 ‘호랑이에게 도덕이란 무엇인가’라는 도발적 질문을 던졌다. 그러고는 ‘물어뜯는 유전자를 가진 맹수에게 인간의 법조문을 들이대는, 짐승을 마녀재판하는 관리들 덕에 전 세계에서 가장 부끄러운 도시에 사는 시민이 될 기로에 서 있다’고 일갈했다.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을 절로 떠올리게 하는 글이었다.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칼럼도 ‘고통·슬픔에 대한 성찰 없이 삶의 이해는 완전할 수 없다’는 제목처럼 곰곰이 곱씹어볼 화두를 접한 듯 벅찬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박근혜 정부 1년을 평가하는 기획기사로는 야권을 대표해 안희정 충남도지사 인터뷰가 실렸다. 그러면서 4대 국정기조인 통일기반 조성,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등에 대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80명의 평가를 소개했는데 설문에 응한 의원 수가 대표성을 갖기엔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또한 왜 여당 의원만 설문조사를 했는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어 의구심을 남겼다.

지난주 S매거진은 유익하고 독특한 기사들로 넘쳤다. ‘믿고 보는 김수로 프로젝트’를 필두로 스페인 음식 문화와 주방 디자인의 발자취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스페인 음식 디자인전도 전문 셰프의 글을 통해 잘 소개해줬다. 말랑말랑한 한우로 만들었다며 맛집 코너에서 소개된 곱창카레 전문점은 이번 주말 부모님을 모시고 찾아가 볼 예정이다.



조유현 서울대 신문학과를 나와 성균관대에서 공연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광고대행사와 출판사·잡지사 편집자를 거쳐 현재 세명대 미디어창작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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