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권문제를 돌아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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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의 인권실태조사를 위해 방한했던 「도널드·프레이저」 미 하원의원(민주)이 1일 하오 미 대사관에서 회견했다.
3일간에 걸쳐 광범한 계층과의 면담을 가진 뒤 이 날 이한에 앞서 이루어진 그의 기자회견 내용을 옮긴다.
―석방학생이나 고문을 폭로한 전 현직 국회의원들을 만났는가.
『학생들은 지방시찰에 가고 없어서 만나지 못했다.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한 야당의원들을 오늘 하오 2시 만나기로 해서 약속장소에 나갔지만 거의 전부가 자택에 연금 됐음을 알게됐다. 실제로 그 중 한사람 집에 찾아갔더니 집밖에 여러 사람이 지키고 있었다.
―미국이 대한정책에 있어 안보만 강조한 나머지 민주주의 실현엔 소홀히 하고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민주주의 실천을 위해 미국과 노력을 함께 하는 국가에만 군사지원을 해주라는 의견이 미 의회에서 높아지고 있다. 미 행정부가 이 같은 입장을 명백히 해주기를 나는 바라고 있다』
―한국의 인권문제에 개선이 있었다고 보는가?
『긴급조치가 해제되고 구속인사가 석방되어 변화는 있었지만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발언을 제약하려는 형법 개정으로 인해 그 변화의 폭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기가 어렵게 됐다.』
―종교에 박해가 가해지고있다는 일부 종교인의 주장을 확인할 수 있었는가?
『박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몇몇 종교지도자들은 그들의 자유에 대한 제약을 신앙심에 비추어볼 때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을 알 고 있다.』
―귀하의 비판자세는 견지될 것인가?
『국민권리를 제약해서 정부 또는 국가의 힘을 증강시키려할 때는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도차이나」 교훈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본인은 귀국 후 계속 한·미 양 국민의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
―「워싱턴」에서 생각한 북괴 위협과 방한해서 느낀 위협과의 차이는.
『북괴 위협은 생생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저지력은 한국군과 아울러 주한미군을 들 수 있다.
미군이 이곳에 주둔하는 한 북괴가 적대행위를 개시할 것 같지 않다고 본다.
내일이나 모레 무슨 일이 생기리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우리는 반드시 북괴가 노리는 바의 심각성은 인식해야할 것이다.

<한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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