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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기업 공채 포인트는 '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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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 상반기 주요 대기업의 대졸 신입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본지와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상반기 30대 그룹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계획을 확정한 11개 그룹사의 대졸 신입 채용인원은 1만4335명으로 지난해(1만4490명)보다 1.1% 줄어들 예정이다.

 이처럼 좁아진 올해 채용 시장에서 역사의식과 자기소개서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직무적성검사 시험에서 역사와 인문학 지식 관련 문항을 강화하고, 현대차 역시 적성검사에서 ‘역사 에세이’ 문제를 출제할 계획이다.

 GS그룹도 전 계열사에 걸쳐 역사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자기소개서 강조도 계속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서류전형에서 스펙보다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훨씬 높다”며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자신만의 관심과 창의력이 드러나도록 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3월 24일부터 서류접수를 시작한다. 지난해와 비슷한 4500명(상반기)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은 앞서 새로운 채용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를 철회했다. 예년처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가 첫 관문인 대신 기존 4개 평가영역에 공간지각능력을 추가하고 역사 등 인문학적 지식 문항을 강화한다. 4월 13일에 실시되는 SSAT는 학점 3.0(4.5만점) 이상인 지원자는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 한 해 대졸 신입사원 8600명을 채용한다. 3월 초 현대자동차의 서류접수를 시작으로 계열사별 공채가 진행된다. 인·적성시험(HMAT), 토의면접, 임원면접과 영어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하반기 시험에서 역사 에세이 문제를 출제했다. ‘고려·조선시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 등을 주제로 30분 동안 1000자 이내로 서술해야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바른 역사관과 인문학적 소양, 국가관, 기업관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평소 책과 신문을 많이 읽을 것”을 권했다. 2차 임원면접 시 면접관에게 자기를 홍보하는 ‘100초 스피치’는 올해도 유지된다.

 SK그룹은 ‘바이킹형 인재’를 뽑는 데 주력한다. 창업 경험이 있는 기업가형 인재나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경력을 가진 창조형 인재, 대규모 영리·비영리조직에서 일해 본 글로벌형 인재는 ‘스펙’을 일절 보지 않고 심층 면접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뽑는다. LG그룹은 상반기에 대졸 경력을 포함해 5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3월 6일 LG화학을 시작으로 계열사별로 채용이 진행된다.

 캠퍼스 리크루팅이나 엘지니어스 프로그램, 맞춤형 엔지니어 육성 프로그램 등 LG그룹의 ‘찾아가는 인재영입’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별 채용을 진행하는 GS그룹은 상반기에 1600명을 뽑는다. 대졸신입사원 채용규모는 350여 명 선이다. 기존에는 GS칼텍스에서만 한국사 시험을 치렀지만 올해부터는 역사시험을 전 계열사가 도입한다. GS그룹 관계자는 “필기시험이나 면접 등을 통해 역사인식을 평가할 것”이라며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져야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J그룹의 연간 대졸신입 채용 목표는 1500명으로 상반기에는 600명을 선발한다. CJ는 채용에 앞서 3월 3∼14일 임직원들이 취업준비생을 직접 만나 조언하는 ‘CJ멘토링 in 투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일제당·푸드빌·오쇼핑·E&M·CGV·헬로비전·대한통운·프레시웨이·시스템즈 등 그룹 내 9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멘토링은 27일까지 채용 홈페이지(recruit.cj.net)에서 신청할 수 있다.

채윤경·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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