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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이노끼 혈전 예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흔히 프로·레슬링 하면 승부를 사전에 짜 놓고 각본에 따라 벌이는 쇼라 말한다. 이 때문에 프로·레슬링이 스포츠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 사실이 어떻든 간에 여러 가지 테크닉과 묘기가 있어 보는 재미로서는 괜찮아 팬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다.
21일부터 27일까지 부산·대구·대전·광주·서울 등 5개 도시에서 동양방송이 벌이는 국제 프로·레슬링 대회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영국·서독 등 5개국의 세계적 선수들이 출전해 엄청난 대회규모를 자랑할 뿐 아니라 김일 선수의 복수전이 도사리고 있어서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김일 선수는 작년 l0월 일본의 안트니오·이노끼 선수의 NWF 챔피언에 도전했었다. 둘 사이는 소속단체가 다를 뿐 아니라 민족감점 등 이 있어서 서먹서먹했었던 터. 또 브라질 태생의 이노끼 선수는 김 일의 도전장을 외면했다가 어떤 날 김 일의 면전 도전을 피하지 못해 이 선수권쟁탈전이 이루어졌던 것이라 그 게임 내용은 쇼라는 말과는 달리 처절했다고 한다.
그때 일본의 스포츠 지들은 이 처절한 게임이 해방직후에 있었던 역도 산-본 촌의 혈육전을 방불케 했다고 보도했다.
승부결과는 김 일의 13분 플 패. 그후 일본 링계 서는 이노끼-김일의 재 경기를 또 한번 추진하려고 했다. 이유는 둘 사이가 좋지 않아 게임 내용이 살벌하기까지 해 팬들을 매료시키기 때문. 이같은 황금 카드가 어려운 경로를 통해 한국에서 이루어지게 됐다. 이제까지 김일 선수는 한국에서 한번도 져 본 일이 없다
그런가 하면 이노끼는 일본 최고의 인기선수이자 그의 명예를 봐서도 김 일에게는 촌보도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같은 곡절이 있기에 국내 프로·레슬링 계의 전문가들도『이번에 한국에서 김일 선수의 무패기록이 유지될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그 승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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