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기 제어로 질병 치료 가능|미·일 등서 「바이오피드백」 연구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인간은 어디까지 자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가』라는 흥미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새로운 자기 제어 방법의 연구가 최근 심리학계 몇 임상 계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바이오피드백」이라 불리는 이 연구의 골자는 심장의 고동이나 혈압·뇌파 등을 기계의 힘을 빌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
고혈압과 불안 신경증 등 임상에의 응용이 시도되고 있는데다 미국에서는 이미 「피드백」 장치가 시판되고 있어 일대 「붐」을 일으킬 전망이다.
「생체의 신경·생리적 상태를 어떤 형태의 자극 정보로 인공적으로 전환시켜 생체에 전달하는 조작」으로 정의되고 있는 「바이오피드백」 (Bio-feedback)은 영어의 「바이올러지」 (생물) 과 「피드백」 (귀환)의 합성어.
실례로 뇌파 「바이오피드백」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뇌파의 파형과 정신 상태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 예로 정신 상태가 이완된 상태에서는 8∼l3 「헬츠」의 주파수 성분(「알파」파)이 많아진다.
피험자의 머리에 전극을 장치하여 뇌파를 끌어내어 「알파」파의 성분이 나올 때 「버저」를 울린다든지 「램프」를 켠다든지 하여 피험자가 「알파」파가 나오는 것을 알도록 해 준다.
이렇게 뇌파의 상태를 관장하는 훈련을 거듭하게 되면 자신의 의사로 「알파」파를 많이 나오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피드백」은 자기의 의사로 자율 반응을 「컨트롤」할 수 없다는 종래의 학습 이론에 수정을 가할 만큼 획기적인 의미를 지니고도 있다.
「바이오피드백」의 대상이 되는 것은 뇌파와 같은 중추 전기 활동과 혈압·맥박·피부 전기 반응·근전위 등 자율 신경에 의해 지배받는 반응들이다.
이와 같은 학문적인 기초 연구와 더불어 최근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 「바이오피드백」의 임상적 응용 연구.
임상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질환들은 본태성고혈압·긴장성두통·편두통·부정맥·천식·불안신경증·불면증 등. 이밖에도 중풍이나 마비 환자의 경우 근전위를 음으로 「피드백」시켜 자유로 식사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시킨 예도 있다.
「바이오피드백」의 연구가 가장 활발한 미국에서는 일반 시민에게도 「바이오피드백」 선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피드백」 장치를 설치한 병원이 있는가 하면 피로 회복과 기분 전환을 위해 사원들에게 「바이오피드백」 훈련을 시키는 회사도 있다. 또 젊은 사람 가운데는 선이나 「요가」 대신에 뇌파의 훈련으로 정신의 안정을 얻으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실제 임상적 응용에 있어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이 있긴 하지만 자기 자신을 통제하는 「바이오피드백」 방법의 연구는 당분간 경이의 분야로 각광을 받을 것 같다.

<김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