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강철보다 10배 강한 탄소섬유 자체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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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기술연구원 소속 연구원들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효성은 나일론보다 충격강도가 2.3배 높은 폴리케톤을 제품화해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진 효성]

효성이 일을 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고분자 신소재인 폴리케톤을 개발한 데 이어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기술로 탄소섬유 개발 및 양산에 성공한 것이다.

 효성은 지난 10여년 간 50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한 끝에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최첨단 고성능 신소재인 폴리케톤 개발에 성공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으로 만들어진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로 나일론에 비해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다. 내마모성 역시 최고 수준인 폴리아세탈(POM)보다 14배 이상 뛰어나다.

 이 때문에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자동차나 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연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초고강도·초고탄성률의 특성을 가진 슈퍼섬유라 타이어코드, 산업용 로프, 벨트 등에도 사용 가능하다. 효성은 폴리케톤 생산량을 계속 늘려 현재 60조원 규모에서 매년 5% 이상 성장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분야에서 세계 3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탄소섬유는 이미 상업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5월 전북 전주시에 건립한 연산 2000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개척을 추진중이다. 탄소섬유는 강철과 비교할 때 무게는 20%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고부가가치 소재로 자동차·토목·건축 분야뿐 아니라 항공기 날개와 동체 등 항공우주 분야, 고속 스텔스함 선체와 같은 군사 제품에도 사용된다. 또 고압전선 보강재와 같은 산업재를 비롯해 노트북·가방 등 일반 용품과 골프채·테니스라켓·자전거 등 각종 스포츠 분야에도 활용 가능하다.

 탄소섬유는 활용 분야가 무한하고 전후방 산업 육성 효과가 커 산업을 전방위로 키울 수 있는 창조경제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탄소섬유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자동차 시장과 맞먹는 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 관계자는 “미래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을 통해 산업신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혁신을 진행 중”이라며 “이밖에도 프로필렌 증설 등을 통한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성장, 스판덱스 등 세계 1위 제품의 신시장 개척 등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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