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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동전부족 소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갖가지 경제문제로 시달리고 있는 미국에 동전부족까지 겹쳐 심각한 문제가 되고있다.
이제 1「센트」짜리 동전으로는 어떤 물건도 살 수 없을 정도로 물가가 올라 사실상 동전은 무용지물이 됐음에도 지난 16년간 7백억「달러」의 1「센트」짜리 동전이 만들어졌고 그중 약3백억「달러」가 유실됐다는 사실은 몇 가지 문젯거리를 제기하고 있다.
감질나는 동전공급은 「슈퍼마킷」의 금전등록기와 우체국창구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으며 재무성과 주요 은행에서 구멍가게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동전을 바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많은 사람들은 1「센트」짜리 동전을 얻기 위해 웃돈까지 치르고 있는 형편이다. 재무성은 동전을 반환하는 사람들을 모범시민으로 표창하고 있으며 「햄버거」연쇄점은 동전을 가져오는 손님에게는 공짜로 「햄버거」를 제공한다. 「뉴요크」의 한 「레코드」상점은 동전으로 1「달러」를 내면 1.5「달러」어치 상품을 내주기도 했다.
일부 상점들은 그들의 돈궤 위에 『잔돈을 내주시면 고맙겠읍니다』라는 푯말을 써 붙였다.
「뉴요크」시내에서는 『잔돈이 부족합니다. 정확하게 거스름돈을 내주십시오』라는 까다로운 주문이 보다 효과적이다.
심지어 우체국에도 10「센트」내외의 국내용 우표값을 10「센트」로 통일한다는 게시가 나붙어있다.
「뉴요크」의 「버스」들은 이미 오래전에 잔돈시비를 포기했다. 「버스」를 타려는 사람이 5「센트」짜리 「니켈」화나 10「센트」짜리 또는 25「센트」짜리 은화로 35「센트」의 요금을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버스」승차를 거부당한다.
소매상과 회사들도 곧 잔돈이 부족하게 될 것이 틀림없지만 가격표에 6「달러」라고 쓴 것보다는 5.99「달러」라고 쓴 물건이 더 쌀 것처럼 보이고 봉급과 세금계산에 소수점이하 단위가 나타나는 한 미국에서 동전이 필요 없게 되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많은 동전들이 어디로 가버렸느냐는 점이다.
그 중 일부는 「아칸소」주로 흘러갔다. 「아칸소」주에 사는 「리키홀터」라는 사나이는 작년에 「리틀로크」시의 한 은행에 14만9천4백62개의 1「센트」짜리 동전을 가지고 나타나 기쁨에 넘친 은행측으로부터 1백개에 20「센트」씩 사례금조로 받아 도합 2백98「달러」의 웃돈을 벌었다. 많은 동전은 지난 가을에 사라졌다.
그러나 그 후 동가격은 떨어졌고 동을 녹이는 데는 고열이 필요한데다 또한 그것은 불법이었기 때문에 이들 「아마추어」제련가들의 일확천금의 꿈은 쉽게 실현되지 않았다.
『만약 내가 동전을 녹이지 못하게 하는 금지조치를 해제할 것으로 생각하고 동전을 재어놓고 있는 투기가가 있다면 면상에 계란세례를 주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조폐국은 각 은행에 잔돈지불을 제한하는데 협조할 것을 당부했고 「뉴요크」에서는 많은 은행들이 소매상들에게 1주일에 25「달러」이상은 동전을 내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약삭빠른 한 식당은 25「달러」보다 횔씬 많은 잔돈을 구하는 묘안을 생각해 냈다.
『초대형 「햄버거」의 집』인 「버거·킹·햄버거」연쇄점은 동전이 귀할 때마다 동전으로 5「달러」를 바꾸면 「햄버거」를 공짜로 주는 방법을 사용했다.
「조지·모크」지점장은 1주일에 약20명쯤 동전을 가져오는 손님이 있다면서 『한 손님은 동전으로 2백「달러」를 가져와서 우리는 기꺼이 그에게 40개의 초대형 「햄버거」를 주었읍니다』고전했다. 가장 많은 동전이 잠자고 있는 곳은 양복장 위의 구두상자나 부엌찬장 밑의 술병일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이미 상습적인 동전 매점가가 되어버렸다. 물론 여기에는 동전 자체에도 약간의 책임이 있다. 1「센트」짜리 동전은 별로 가치가 없으므로 잠자리에 들기 전 호주머니를 비울 때면 동전은 잡동사니 서랍 속에 들어가기가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나쁜 습성입니다. 요즘같이 실업률이 높고 세상살이가 힘든 때에 서랍을 뒤져보면 아마 2, 3백「달러」는 나올 겁니다』라고 「브루크스」여사는 말했다.
「브루크스」역사는 또 동전매점이 「인플레」를 부채질할 뿐이라면서 『우리가 10억「달러」의 동전을 만들 필요가 없게되면 1천만「달러」의 세금을 절약하게 됩니다. 동전매점가들은 결국 제 닭 잡아먹는 셈』이라고 덧붙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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