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바이올린」기교|내한공연 앞둔「브란디스」의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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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베를린·필하머니」의 제1악장이라고 하면 그 자리 하나만으로써 연주가로서의 객관적인 평가는 다 되는 것이다.
전 세계의 젊고 능력 있는 연주가들이 최후의「골」로 정하는 곳이 바로「베를린·필하모니」의「멤버」자리이고 또 거기서 악장의 자리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베를린·필하모니」에는 악장이 3명 있는데 그 중에서도「브란디스」는 수석악장의 자리를 맡고 있다.
따라서「브란니스」는 독주자로서 혹은 실내악 연주자로서 활약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있으며 동분서주 연주활동이 활발하기로도 이름나 있다.
그러면「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토마스·브란디스」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세계적 지휘자「칼·뵘」이 지적했듯이 그는 고도의 음악성을 지니고있고 또「바이올린」연주에 있어서 굵고 따뜻한 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음악적인 순수성과 인간적인 면에서의 매력을 겸비하고 있는 것이다.
기교 면에서의 정확성도 그에게 있어서는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이러한 측면은 그의 음악적인 성장과정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52년「함부르크」고등음악원에서 공부한「브란디스」는 1956년 독일음악대학 경연대회에서 수석 입상했고, 57년에는「뮌헨」방송국 주최의 국제경연대회에서 1등, 59년에「함부르크」교향악단의 제1악장, 62년부터는 오늘의「베를린」악장자리에 이른 것이다. 한편 그는 62년부터「함부르크」음악대학의 교수직을 겸하고 있다.
그와 함께 연주한 지휘자는 물론「칼·뵘」을 비롯해서「블레즈」「이셀슈테트」「카일벨트」「존·발비로리」등 거장들이다.
우리 나라와는 1970년도부터 인연을 맺었다. 「첼리스트」나덕성, 「피아니스트」신수정과 함께 시민회관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준 일은 지금도 기억에 새롭다. 그 뒤 신수정과는 「유럽」에서 작년부터「콤비」를 이루어「베를린」방송에 합께 출연했었고「힛자크」의 「쇤베르크」1백주년 기념음악제에도 초청되어 주일을 끌게 하였다.
이번「브란디스」의 내한공연 중 신수정과의「소나타·아벤트」(주명곡의 밤)는 이미 닦여진「앙상블」(조화)을 음미할 수 있어서 관심을 끄는 음악회이고「오케스트라」와의 협연도 그의 고도로 세련된 예술세계를 느낄 수 있어 기대가 부푼다.
흔히들「브란디스」의 음악을 가리켜 고전적인 고상함과「아폴로」적인 명료성이 있다고 하나 그는 최근 연주한 현대음악에서도 감각적으로 세련되고 조화를 의식하는 새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는 아직도 뻗어나가는 젊은 연주가다. 특히 우리 나라의「바이올리니스트」김 민씨(현재독「쾰론」실내합주단악장)를 기른 스승으로서도 적지 않게 친근감을 느낀다.
이상만<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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