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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을 겨냥한「변색」|미 대통령 출마 선언한「헨리·잭슨」상원의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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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첸리·잭슨」상원의원이 76년 대통령 출마 선언은 한국·월남, 그리고 소련에는 불길한 소식이다. 작년 초반까지도「잭슨」의원은「존슨」과 「닉슨」의 월남정책을 끝까지 지지한 의회의「독수리 파」, 세계도처에서 강경한 미국의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강경파, 그리고 월남 반전 파들의 적으로 통했다.
그러나「잭슨」은 출마를 진지하게 고려하면서부터 외교정책, 특히 월남문제에서 크게 좌선 회하고 한국의 인권문제에 관해서도 공공연히 비판적인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월남정부의 지원을 역설하던「잭슨」은 이제 월남정부에 대한 미국의 원조는「티우」가 집권하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말한다.
한국문제에 관한「잭슨」의 입장은 지금까지의 무관심에서 적극적인 관심의 표명, 그리고 한국국내경치에 대한 비판으로 돌아섰다. 지난달 27일「잭슨」은「로스앤젤레스」에서 가진 모금연설에서 자기는 미국이 지원하는 박 정권이 보다 신속히 민주정부로 옮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한국사태가 자기를 짜증스럽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잭슨」의 좌 선회는「케네디」와「맥거번」세력포섭을 노린 것이다.
지난해 11월 선거 때「잭슨」은 민주당 안의 개혁파자유주의에 속하는 후보들을 위한 유세를 활발히 벌였고 그렇게 해서 월남전 기간 중에 그가 혹독하게 비판하던 좌파세력과의 이념적인 간격을 좁히는데 크게 성공했다.
그 결과「험프리」「머스키」「맥거번」을 지지하던 전문적인 헌금 가들이 속속「잭슨」 진영으로 모여들고「할리우드」에서는 1차로 반전행동 가「워런·비티」가「잭슨」과의 대화에 동의했다.
「잭슨」보다 앞서서「모리스·유덜」하원의원,「프레드·해리스」전 상원의원과「지미·카터」전「조지아」주지사가 출마를 선언했다.「유진·매카디」도 다시 들먹거린다.「케네디」는 76년엔 절대 출마 않는다는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네 후보 중에서는 35년간의 의원생활을 한 관록을 가진「잭슨」의원이 가장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로 나타났다.
「잭슨」은「케네디」를 지지하던 노조의 지지를 받고 유대인 유권자들의 지지도 확보되어 있다.
「잭슨」은「포드」의 경제정책을『「바벨」탑』이라고 부르면서 모조리 반대한다.
「포드」의 식품할인권 가격인상에 크게 위협을 받는 1천5백만 최저소득 층 미국인들은 그런「잭슨」에게 요란한 갈채를 보낸다.
민주당의 반대에 부닥쳐「포드」정책은 한가지도 실현을 보지 못한다. 12%에서 8%의 실업률을 가지고「포드」가 재 출마할 경우 백악관은 민주당 후보의 차지가 될 것은 틀림없다. 그래서「잭슨」의 출마선언과 현재까지 누리고 있는 우세는 그의 당선을 불길하게 받아들일 한국·월남·소련 같은 나라들에는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잭슨」의 그 같은 국내문제에서의『「뉴·딜」진보주의자』의 자세 때문에 1962년 선거에서「머스키」를 도중하차시킨 악명 높은 극우신문「맨치스터·유니언·리더」지의 발행인「윌리엄·뢰브」는「잭슨」을『얼간이』라고 힐난한다.「뢰브」욕설이라면 쌍수를 들어서 환영한다는 것이 「잭슨」의 태도다. 그것이「잭슨」의 이름을「존슨」과「닉슨」의 이름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시키는데 첩경이기 때문이다.
지금 선두를 섰다고「잭슨」의 당선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NYT의「제임즈·레스턴」은 항상 인생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시기를 놓친다고 지적하여「잭슨」의 지명가능성을 신통 찮게 본다. 「레스턴」은 76년의 민주당전국대회에서는 당이 분열하여 결국 후보의 결정은 몇 사람의「당 거물들」에 의해서 뒷방흥정으로 끝날 것이고, 「케네디」가「징집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을 아직은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망하여 지금「잭슨」에게서 욕먹는 나라들에 위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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