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붓기 쫙~ 미니스커트 맘놓고 입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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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이상화 선수도 피하지 못한 병이 있다. 하지정맥류다. 고된 훈련으로 허벅지 근육량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다리 정맥혈관 속 판막이 약해졌다. 혈액순환이 어려워지면 다리가 자주 붓고 쉽게 피로를 호소한다.

여성은 선천적으로 하지정맥류 같은 정맥혈관 질환에 취약하다. 월경 주기에 따라 호르몬 영향으로 정맥 세포벽이 늘어나 혈관 속 판막이 제 역할을 못해서다. 생활습관도 한몫한다. 같은 자세로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다리를 꼬고 앉으면 혈류 속도가 느려지면서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역류해 다리 정맥에 고인다. 교사·간호사·스튜어디스·약사 같이 한 자세로 오래 일하는 사람에게 흔한 이유다.

최근엔 몸에 꽉 끼는 스키니진·레깅스가 유행하면서 젊은 여성 발병률도 늘었다. 갑작스럽게 체중이 늘어도 다리 정맥순환이 힘들어진다. 정맥순환장애 초기에는 저녁때 다리가 잘 붓고 무거운 정도다. 밤에 잠을 자다가 쥐가 나기도 한다. 심해지면 검붉은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면서 미니스커트를 입기 꺼려진다. 장기간 방치하면 피부가 변색하거나 중증습진·다리궤양으로 악화한다.

다행히 요즘에는 먹는 약으로 치료·예방이 가능하다. 베링거인겔하임에서 판매하는 ‘안티스탁스’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와이너리에서 일하는 농부들이 붓고 아픈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적포도 잎에서 우려낸 물로 습포를 만들어 사용한 데 착안해 개발했다.

이 약에는 적포도 잎에서 추출한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들어있다. 약해진 정맥세포 벽을 강화하고, 정맥판막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다.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약효를 입증했다. 정맥순환장애환자 260명을 안티스탁스 치료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12주 동안 치료하도록 했다. 그 결과, 12주 후 안티스탁스 복용군은 다리 부종이 최대 42.2g(한쪽 다리 기준) 빠졌다. 반면 가짜약 복용군은 오히려 33.7g 늘었다. 치료 시작 전 두 그룹의 다리 부종은 한쪽 다리 기준으로 각각 안티스탁스 복용군 2086g, 가짜약 복용군 2091g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이 외에도 안티스탁스 복용군은 다리저림·통증·무거움 같은 증상이 가짜약 복용군 대비 6배 정도 개선됐다.

안티스탁스는 약국에서 구입하는 일반의약품이다. 한국을 포함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 등 세계 22개국에서 판매된다. 최대 3달 동안 하루 1회 1알씩 아침 식전에 복용하면 다리 붓기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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