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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민주주의, 북한식 인민민주주의 아니다" 최규엽, 법무부 주장 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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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엽 금천미래연구회 대표. [사진 중앙포토]

최규엽(61ㆍ사진) 금천미래연구회 대표는 18일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2011년 강령을 개정하며 도입한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식 인민민주주의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통진당에 대해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소송을 제기한 법무부의 주장에 반박하면서다.

법무부는 “통진당의 위헌성은 그 목적과 활동 둘 다에서 찾을 수 있다”며 목적의 위헌성으로 통진당의 최고 강령인 ‘진보적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들고 있다. 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1차 기일에서 정점식 위헌정당ㆍ단체 관련 대책 TF 팀장은 “진보적 민주주의는 미국 식민지배를 타파해야 한다는 ‘반미자주’. 특권계급과 독점자본가를 타도해야 한다는 ‘민중주권주의’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보적 민주주의가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은 2011년 정책 당대회에서 최규엽 강령개정위원장의 ‘공산주의라는 말만 안했지 다 들어가 있다’는 발언을 통해 잘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이 보도되자 당시 강령개정위원장이었던 최 대표는 “법무부가 발언의 진의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그는 당시 자신의 발언이 ‘진보적 민주주의=북한식 인민민주주의’로 해석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현재 통진당을 탈당한 상태다.

-법무부의 ‘진보적 민주주의=북한식 인민민주주의’란 주장이 왜 틀렸나. 회의록엔 최 대표가 강령위원장으로 ‘공산주의 빼고 다 들어있다’고 말한 부분이 기록돼 있다.

“회의록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하진 않겠다. 그런데 당시 진보적 민주주의는 민노당 강령에 있던 ‘사회주의 이상과 원칙’이란 문구를 빼면서 대신 집어 넣은 거다. PD 계열이 그 문구를 빼면 탈당하겠다고 해서 그들을 설득하며 ‘사회주의 이상과 원칙은 뺐지만 자주,평등, 인간해방 다 들어있는 사회주의 이상과 원칙도 다 포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해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거다. 내가 ‘공산주의라는 말만 안 했지 다 들어가 있다’는 말을 했을지언정 취지는 그게 아니었다.진보정당이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의미에서 진보적 민주주의를 쓴 거다. ”

-그렇다면 왜 탈당했는가.

“2012년 총선 과정에서의 비례대표 부정경선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이후 중앙위에서 벌어진 폭력사태를 보면서 진보진영의 최대 무기인 ‘도덕성’이 무너진 걸 목도하고 더이상 남아 있을 수 없었다.”

-최 대표도 통진당의 다수파인 NL계열로 알고 있는데.

“물론 나도 범NL이다. 그러나 NL이든 PD는 자신의 정파만 옳다는 종파주의는 동의할 수 없다.종파주의가 드러난 상황에서 전혀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는 모습도 용납할 수 없었다.”

-통진당에 대해 종북주의란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데.

“지금 정당해산심판청구까지 당한 마당에 내가 그런 식의 비판에 동참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 잘못한 게 있다면 빨리 인정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게 옳다고 본다.”
최 대표는 현재 함께 통진당을 탈당했던 동료들, 노동운동 등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과 함께 ‘새롭게 하나되자’란 의미의 단체인 ‘새로하나’를 만들어 공동대표로 활동중이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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