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이산가족 자주 만나게 근본 대책 세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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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교역투자 증진과 에너지 인프라, IT, 교육·문화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경주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에 조의의 뜻을 전한다”며 위로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앞으로 자주 만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의지를 드러낸 발언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상봉을 신청한 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이 지난해 한 해에만 3800명에 달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북한도 이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 이산가족은 남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보지 못해 가슴에 한이 맺힌 국민이 북한에도 있지 않은가”라며 “남북이 같이 협력해 모든 이산가족이 오랫동안 쌓여온 한을 풀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통일·안보 분야 업무보고에서도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상봉을 계속 기다리는 현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상봉을 위해 남북은 물론 국제적십자위원회 등과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산 상봉은 박 대통령이 의원 시절부터 줄곧 강조해 온 사안”이라며 “이산 상봉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지난주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상봉 행사를 한·미 군사훈련과 상관없이 진행키로 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남북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문제를 분명하고 투명하게 밝히고 약속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에드 로이스 미국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 일행을 접견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미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의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찾아 참배한 친한파다.

 박 대통령은 “최근 로이스 위원장님의 (참배하는) 사진 한 장이 우리 국민 모두를 감동시켰다”며 “글렌데일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을 방문하시고 최근에 작고한 황금자 할머니를 조문하신 데 대해 국민들이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인사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은 “소녀 시절에 일생을 잊지 못할 아픔을 겪었던 수많은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고, 지난해에 한 분 또 돌아가시고 해서 55분밖에 남지 않았다”며 “이 문제도 빨리 해결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의 최종보고서가 북한의 끔찍한 인권상황을 지적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제시한 통일 비전은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이뤄나가기 위한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리투아니아 첫 여성 대통령으로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적이 있다.

 ◆경제관계장관회의 통해 세부안 공개=박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는 25일에 ‘경제혁신3개년 계획’의 세부안을 발표한다.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대신 경제구상 발표를 선택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정부가 오는 25일 제4회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의에는 박 대통령과 현정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등 자문위원과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한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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