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낚시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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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저벅, 저벅』-. 컴컴한 새벽, 세찬 북풍을 안고 눈길에 걸음을 재촉한다. 눈앞에 희뿌옇게 드러난 저수지에는 벌써 『쿵-쿵』 얼음을 깨는 소리가 들린다. 어둠 속에서 얼음을 깨고 낚시를 담그고 나면 아직도 이불 속에서 웅크리고 잠을 잘 도시인들이 측은하게 생각될 때가 있다. 이것이 겨울낚시의 맛이고 멋이다.
겨울낚시는 초겨울 저수지나 수로가에서 봄·가을 낚시와 같이하는 방법과 결빙이 되고 난 후 얼음을 깨고 하는 「얼음 구멍 낚시」가 있다. 초겨울 낚시가 다른 철 낚시와 다른 것은 수온의 차가 심해 잘되는 낚시터가 따로 있고 또 같은 낚시터에서도 잘 올라오는 「포인트」가 있어 초심자들은 자리를 잡을 때 전문 조사의 조언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다만 햇살이 퍼진 후 수초 부근 물이 흐린 곳이 깊이에 관계없이 잘나온다.
겨울 낚시라면 역시 결빙이 된 다음에 하는 얼음 구멍 낚시가 첫손에 꼽힌다. 짧은 대를 싸서 대형을 끌어올리는 맛은 얼음 구멍낚시만이 갖는 묘미.
그러나 얼음이 꺼질 위험성이 있어 항상 조심해야한다. 일반적으로 10cm이상 결빙 됐을 때를 안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낚시 방법은 한 얼음 구멍에서 1∼2수를 올리고 입질이 없으면 즉시 자리를 옮길 필요가 있다. 수온이 차면 붕어가 회유를 잘 안 하기 때문에 붕어가 미끼를 찾아오기보다는 미끼가 붕어를 찾아다니는 낚시를 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겨울 낚시는 낚시 도구가 있는 사람이면 별다르게 준비할 필요가 없으나 초심자는 몇가지를 준비해야한다. 첫째가 방한 도구.
일상복을 든든히 입어도 되나 낚시용 방한복은 시중에서 4천원부터 1만5천원까지 하며 안에 털이 달린 방한화는 2천5백원 정도. 그 외에 털장갑·방한모 등이 필요하다. 얼음을 깬 후 남은 얼음을 떠내는 뜰 채는 1백50원.
의자는 아무 것이나 좋으나 준비하려면 3백원서부터 7백원짜리까지가 있다.
낚싯대는 0·75간이나 1간짜리로도 되고「릴」낚시같이 여분의 줄이 달린 1m 정도의 3단으로 된 겨울 낚시가 1천5백원 정도.
얼음을 깨는 끌은 각 낚시 회가 준비해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돌려가며 쓸 수 있다.
겨울낚시터는 많으나 그중 초겨울낚시터로 예당·잠홍·신정호를, 결빙 후 낚시터로는 온수리·지간·옥골 방죽을 들 수 있다. 예당은 어느 철이나 잘되는 전천후 낚시터지만 초겨울에는 갈만한 다른 곳이 없어 더욱 많이 찾는다. 「포인트」는 상류인 도덕골·도덕골과 도선장 사이·장전리·동산교·대홍리 등 물이 흐린 곳을 꼽는다. 잠홍도 역시 개울물이 흘러드는 상류논바닥이「포인트」. 부근수심 2∼3자의 수초가도 앉을만한 곳이다. 신정호는 제방 쪽에서 우측으로 중류서 상류에 이르는 부락 앞 좌대. <최청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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