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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부업 위협하는 가축 값 폭락|겨울 들어 소·돼지 값 계속 내림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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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소·돼지 등 농촌 가축 값이 겨울 들어 사료난 때문에 계속 떨어져 농가 부업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농가 부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소·돼지 등 가축 값은 1년 전에 비해 소가 30% 가량, 돼지 값은 45% 이상 떨어져 심한 경우 황소는 1마리에 15만원이나 내린 헐값에 팔리고 있다. 이에 따라 5∼6년생 황소는 15만∼20만원, 송아지는 2만∼3만원, 1백50kg 정도의 돼지는 4만원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유류 파동 이후 가축 사료 값이 계속 오른 데다가 금년말로 예정된 각종 농사 자금 상환 독촉으로 현금이 달리는 농민들이 가축을 팔려고 내놓는 때문으로 풀이되고있다.
소·돼지의 사료 값은 지난해에 비해 전국적으로 1백20∼1백50%나 오른 데다가 구하기마저 힘들어 농민들은 『사료 값마저 건질 수 없다』면서 사육을 포기, 가축 방매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기업화된 양돈 업자들마저 손을 떼는 현상을 일으켜 내년 봄엔 오히려 소 값 및 쇠고기 값이 폭등할 우려를 주고 있다.
본사 전국 취재망을 통해 각 지방의 가축 값을 살펴본다.

<내년 봄엔 값 뛸 듯>
【전주=양정희 기자】전북도에 따르면 26일 현재 소 값은 지난해에 비해 kg당 7백원에서 5백원으로 30%가량 떨어졌고 돼지 값은 kg당 3백50원에서 1백80원으로 48%나 내렸다.
이 때문에 지난해 20만원 선에 거래되던 암소 1마리가 15만원 선으로 떨어지고 송아지 값은 5만∼6만원 하던 것이 1만5천∼2만원으로 폭락했다.
또 돼지 값은 지난해 5만3천원짜리가 2만7천원 안팎으로 거의 절반 가량이 떨어져 추수가 끝난 요즈음 도내 농촌에 때아닌 가축 방매 「붐」까지 일으키고있다.
이같은 현상은 유류 파동 이후 국내 소비량이 줄어든 반면 가축 수는 늘었는데 비해 사료 값이 거의 2배 가량 올라 값이 내리기 전에 농민들이 팔려고 내놓는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거래도 잘 안 돼>
【대구=이용우 기자】경북 경산군 안심읍 가축 시장의 경우 5∼6년생 황소 1마리가 21만∼22만원에 팔려 지난해보다 9만∼10만원이나 떨어졌고 무게 1백50kg 정도의 돼지는 4만4천원에 거래 돼 2만원이나 떨어졌다.
이 같은 시세는 2개월 전에 비해 소는 3만원이, 돼지는 6천원이 내린 것.
소먹이로 쓰이는 보릿겨의 경우 공급 가격은 36kg들이 1가마에 4백80원으로 묶여 있으나 시중 시세는 1년 전 8백원씩 하던 것이 1백50%나 오른 2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5개월 안에 반값>
【춘천=박영신 기자】강원도내 가축 값이 계속 떨어져 송아지 1마리에 3만5천원으로 지난 5월의 7만원에 비해 거의 절반 값으로 폭락됐다.
비육우는 지난5월 1kg에 7백원 했으나 요즈음 5백50원에 말리고 있다. 돼지는 새끼가 1마리에 1만여원에서 5천여원으로 떨어졌다.
춘성군 동면 감정리 이복수씨 (48·농업)는 올 농사를 위해 연초에 20만4천원을 주고 샀던 3세짜리 황소를 부채 청산을 위해 2만9천원이나 내린 17만5천원에 팔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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