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서박물관 개관|서울 태평로에 전시실·연구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고서 수집가 조병순 씨가 사재를 털어 세운 상설 성암 고서 박물관이 17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60의 17 대성「빌딩」6층에서 개관되었다.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설치된 이 고서박물관은 40평 크기의 전시실과 10평짜리의 연구
실로 되어있는데 상오10시부터 하오4시까지(일요일 휴관)매일 문을 연다.
개관기념 첫 전시로는 조씨가 소장한 6천 여권의 고서 중 임진왜란 이전의 우리 나라 금속활자본 42권을 전시, 독일의「구텐베르크」금속활자본(1445년)보다 얼마나 앞섰으며 훌륭했는가를 한눈에 보도록 진열해 놓았다.
조병순 씨는 이 상설 박물관의 고서전시를 앞으로 시대별로, 또는 종류별로 전시하여 벽장 속에 고이 간직하기만 하게되는 우리 나라의 고서들을 널리 일반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전시된 고서의 내용은 l403년 계미자활자본 1책을 비롯, 1420년경 병자활자본 10책. 고려본 7권, 그리고 이율곡·오달제·이순신의 서한 5통 등과 금속활자를 만드는데 기본이 되는 청동명문 1백여 점등이다.
그밖에 이조목활자 11개와 동활자 21개, 도활자 3개가 진열되어 있다.
정인지의 수택 본인 통의 절요와 사기, 특이하게 종으로 인쇄된 사기 년표, 현치통감목 31권, 고금원류지논권7 등이 희귀 도서이다.
한국활자의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전시된 시대별 금속활자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채미자활자본(1403년)=1책▲병자자활자본(1420년)=10 ▲갑인자본(l434년)=6 ▲병진자본(1436년)=1 ▲경오자(1457년)=l ▲정축자본(1457년)=1 ▲을유자본(1465년)=l ▲갑신자(l484년)=2 ▲계축자본(1493년)=2 ▲병자자본(191근년)=2 ▲고려본=7책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