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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곱 차례 회담의 발자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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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아이젠하워」·「존슨」에 이어 오는22일 세 번째 방한하는「포드」대통령은 11번째의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11차례의 회담 가운데 이승만·「아이젠하워」, 허정-「아이젠하워」의 두 차례 회담을 빼면 9번의 한·미 정상회담이 박정희 대통령(최고회의의장시절 포함)과 이루어진 것이 특색. 그러나 ▲「케네디」대통령 장례식 때의 박·「존슨」회담(63년12월25일)▲「마닐라」월남 참전 7개국 정상회담에서의 박-「존슨」회담(66년10월22일) ▲「홀트」호주 수상 장례식 참석후의 박·「존슨」회담(67년12월22일)은 부수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공식 한·미 정상회담을 따지면 이번 회담이 8번째다. 7차례의 공식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의 안보문제가 항상 주 의제가 되어왔다.
그래서 미국 측은 번번이 공동성명에서 54년 체결된 한·미 방위조약 의무의 이행을 계속 다짐해왔다.
한·미 정상회담의 과거를 추적해보면 최근 한·미관계사의 주요대목을 짚어볼 수도 있다.

<이승만-「아이젠하워」「워싱턴」회담(54·7·27)>
이 대통령은 공산 측에 전쟁준비의 시간적 여유만 주게 되므로 한국휴전협정의 무효화를 선언해야한다고 주장하고 북진통일전쟁재개를 역설.
또 한국군을 20개 사단에서 40개 사단으로 증강할 것을 제의하고 미국의 대한 군·경원 증가를 요청했다.
그러나「아이젠하워」대통령은 북진무력통일계획을 반대하고 한국 측에서 비준교환을 기피하고있는 한·미 방위조약의 즉시 발효조치를 촉구했다. 미국 측은 대 한 군·경원증가 한국군장비현대화지원 등에서만 구체적 약속을 했다.

<허정-「아이젠하워」서울회담(60·6·19)>
「4·19」직후 「아이젠하워」대통령이 허정 과도정부수반과 회담을 갖고. 한국의 정세, 미국의 대한원조증가, 한국군장비강화문제 등을 협의.
과도정부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 회담은 구체적인 성과보다 한·미간의 유대를 재확인하는데 역점이 두어진 회담으로 끝났다.

<박-「캐네디」「워싱턴」회담(61·11·14)>
박정희 최고회의의장은 5·16혁명」의 불가피성과 조기 민정복귀계획을 설명하고 제1차 5개년 경제계획에 대한 미 측 지원을 요청. 「케네디」대통령은 63년 여름까지 민정으로 이양한다는 혁명정부의 공약과 박 의장의 재차 다짐을 환영하고 5개년 경제계획을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안에 한·일 국교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표명.

<박- 「존스」「워싱턴」회담(65·5·17)>
한국군의 파 월에 따른 미국의 대한보상과 한국전투부대의 추가 파월 문제가 주 의제.
박 대통령은 2차5개년 계획에 대한 미국의 지원, 한국군의 현대화 추진, 군원이관 계획의 연기, 주한미군지위 협정체결 문제 등을 제기했다.
「존슨」대통령은 이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고 한국에 1억5천만「달러」의 개발차관을 공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존슨」대통령은 또 방위조약에 따라 한국의 피침 위기에 있어 군사력의 행사를 포함한 모든 가능한 원조를 즉시 효과적으로 제공할 것과 주한미군의 불 감축을 다짐.
미국 측은 대신 한국에 대해 2개 사단 규모의 파 월을 요구했다(이해10월에 5천명의 해병 청룡부대와 뒤이어 육군맹호부대가 우리 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전투부대로서 월남전에 참전).

<박-「존슨」서울회담(60·10·31)>
월남전 수행을 위한 한·미 협조문제와 월남평정 계획에 있어서의 한국참여문제 등을 협의.
「존슨」대통령은 다시 주한미군의 불 감축, 방위조약의 충실한 이행, 한국군의 현대화계획 지원, 2차5개년 계획 수행을 위한 계속지원, 대한민간투자의 확대, 한국과학기술연구소의 설립지원을 확약했다.

<▲박, -「존슨」「호놀룰루」회담(68·4·17)>
「1·21무장공비침투 사건」과 「푸에블로」호 납북사건 등 북괴의 도발행위에 대한 대책을 검토하고 미국정부의 대한방위의무를 재확인.
「존슨」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제시한 향토예비군편성 조치를 환영했다. 회담에서 한국의 대 간첩작전강화를 위한 미국의 원조, 연래 한·미 국방장관 회담 개최가 합의됐다. 「존슨」대통령은 월남전해결을 위한 미-월맹간의 접촉을 설명하고 박 대통령은 월남전수행을 위한 미국과의 공동보조를 약속.

<▲박-「닉슨」「샌프란시스코」회담(69·8·21)>
박 대통령이 북괴의 계속적인 침략 행위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향토예비군의 필요성을 설명. 「닉슨」대통령은 한국방위에 대한 미국의 결의와 향토예비군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닉슨」대통령은 월남전 해결구상을 설명한 뒤 월남전에 있어서의 한국의 공로를 치하했다.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한·미 방위조약에 따라 한국에 대한 무력 공격에 대응할 굳은 결의를 재확인했다. 이는『타국분쟁의 비 미국 화』를 내건 「닉슨-독트린」의 관점에서 볼 때한·미간의 유대를 재확인한 것으로 의미가 컸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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