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격 커지고 장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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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경제의 악화전망은 우리나라경제에 더욱 큰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업계와 관계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경제단체·한은 및 산은·KDI 등은 현재 침체과정을 걷고있는 우리경제가 선진국 경기악화에 따른 수출부진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내년 전반에 걸쳐 불황이 계속되고 연말쯤 가야 회복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들어 대미수출은 일본지역보다 침체도가 심하여 지난 10월 10일 현재 전년동기대비 수출신장률이 61.8%로 일본의 37.2%보다 훨씬 높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미국경제의 악화가 본격적으로, 심해져 대미수출 역시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10월말 현재 수출신용상거래는 25% 증가에 불과하여 수출증가율인 55%에 크게 미달하고 있는 실정이고 이 같은 수출침체와 국제「인플레」에 따른 금액상의 수입증가로 경상거래적자는 7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국제수지의 악화 역시 내년에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며 현재 부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실업문제도 수출침체의 가속화로 대량실업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견해가 많다.

<대책 미리 마련해야>
한은=우리경제는 무역의존도가 70%가 넘으며 특히 교역 대상국은 미·일에 편중되어 있는 만큼 이들의 경기동향에 큰 영향을 받고있다.
미국경기불황이 공식적으로 확인될 만큼 심각해졌다는 얘기이므로 그 영향이 우리경제에 미칠 결과를 예측,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세계경제가 호전되지 않는 한 내년의 우리경제는 국제수지·고용·물가 면에서 애로부문이 확대되어 대내외적으로 시련을 맞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고 늘고 불황 심화>
산은=대미수출 주종품목인 섬유·합판·전자제품 등은 영향을 받아 불황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국내경기는 가동률 감소·재고증가 등 불황을 나타내고 있으며 내년에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재부터 불황시작>
대한상의=우리 나라의 경기가 GNP(국민총생산) 및 주종산업의 과도한 수출의존도 때문에 기본적으로 미·일·EC 등 선진국 경기에 의해 결정된다고 지적, 이들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빨라야 내년 상반기 이후이므로 한국은 내년 연말까지·시련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의는 또 우리 나라의 불황은 사실상 이제부터 본격화 할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그 주름살은 내년 상반기까지 점점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팽창정책이 큰 과오>
전경련=작년 호황 때 무작정 팽창정책을 밀고 나간 것이 피해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고 말하고 내년 연말까지는 경기회복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내년 말쯤 호전될 듯>
한국개발연구원=「포드」행정부가 취임한 후에도 미국의 경제정책은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
1백억「달러」의 재정 출 초를 계획했다가 최근에는 다시 균형재정으로 기울고 있고 통화량만 조금씩 푸는 정도다.
미국의 경제가 내년 하반기쯤 가야 회복기미를 보일 것이고 우리경제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내년 말 쫌 돼야 나아진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연말을 거쳐 내년 1·4분기까지가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이 더 어려워질 것인데 「인플레」를 자극시키지 않으면서 수출을 촉진하는 정책을 계속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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