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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학농구] 명승부 되돌아보기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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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토너먼트 명승부 열전 - 2

■ 휴스턴 (1982~83시즌)

하킴 올라주원, 클라이드 드렉슬러.

두 위대한 선수들이 있었던 휴스턴(NBA팀인 휴스턴 로케츠가 아닌)대학은 당시 어느 팀 보다 막강한 전력을 자랑했다.

올라주원, 드렉슬러 뿐 만 아니라 피 슬라마 자마, 마이클 영, 래리 마이클 럭스를 비롯한 훌룡한 선수들이 라인업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들이 인기를 끈 것은 다름 아닌 화려한 고공 농구 덕분이었다.

매 경기 화려한 덩크를 선보이며 팬들의 환호를 받았던 휴스턴대학은 당시 대학 농구계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랄프 샘슨이 이끌던 버지니아대학, 시러큐스대학과 함께 80년대 초 그 어느 대학팀들 보다 화려한 주목을 받았다.

소속 컨퍼런스였던 남서부 지역에선 그들의 연승행진을 막을 수 없었고 22연승의 정규시즌 성적을 기록하며 82~83시즌을 마무리했다.

83년 토너먼트에서 이들은 메릴랜드, 멤피스주립대학, 빌리노바를 연속해서 물리치며 3년 연속 4강 진입에 성공했다.

준결승 상대는 루이스빌대학이었고 이들은 휴스턴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 경기에서 휴스턴은 그들의 장기인 화려한 '슬램 덩크' 쇼를 보여주며 94-81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 우승을 넘보게 된다. 이들이 올린 94점 중 22득점은 드렉슬러, 영, 슬라마 자마, 럭스의 화려한 덩크에 의한 점수였다.

더욱이 상대팀으로 결승에 올라온 팀은 토너먼트 진출 팀들 중 약체로 평가받던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이었고 이들의 결승 진출 이변도 휴스턴 앞에선 역부족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은 감독이었던 짐 발바노의 탁월한 지도 아래 스타급 선수 없이 소속 컨퍼런스의 강호인 전 대회 우승팀인 노스캐롤라이나, 듀크 등을 모두 물리치고 토너먼트에서도 이변의 주인공으로 등장했었다.

그런 이유로 결승 예상은 일방적인 휴스턴의 우세였다. 하지만 결승전이 시작되자 강력한 노스캐롤라이나의 수비 앞에 휴스턴의 고공농구는 그야 말로 '무용지물'이 되고 만 것.

그들의 화려한 덩크는 찾아 볼 수 없었고 경기에서 나온 유일한 덩크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이 기록한 것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던진 데릭 위텐버그의 슛을 로렌조 찰스가 팁 인 덩크로 마무리하며 승리를 자축했고 휴스턴대학은 우승 타이틀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에게 넘겨주고 만 것.

당시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의 우승은 지금까지도 NCAA 토너먼트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예상을 뒤엎은 승리로 기록된다.

휴스턴대학은 이후 이때의 후유증이 남아서인지 올라주원과 드렉슬러가 모두 졸업한 1984년 이후 지금껏 강호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휴스턴대학의 전력은 '최강''이라 불리기 손색없을 정도로 강력했다는 것에는 아무도 반대할 수 없을 것이다.

■ 노스캐롤라이나 (1983~84시즌)

1982년 혜성처럼 나타난 신입생 마이클 조던의 마지막 슛으로 조지타운을 걲고 우승을 차지했던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당시 우승의 주역인 제임스 워디 등이 졸업을 했지만 83~84시즌 조던이 3학년에 올라 더욱 성숙한 기량을 보이고 있었고 재능 있는 신입생이었던 케니 스미스, 조 울프, 브래드 도허티의 가세는 기존의 조던, 샘 퍼킨스, 맷 도허티와 함께 더욱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82년 우승 때 맴버이자 83~84시즌의 팀 일원이기도 했던 부즈 페터슨은 "84년도의 팀이 82년 우승을 차지했을 때 보다 더욱 강했다고 생각한다. 전력 뿐 아니라 팀 분위기 역시 노스캐롤라이나 농구팀 역사상 가장 뛰어났다고 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정규시즌을 21승 무패의 성적으로 끝마친 이들은 토너먼트에서도 거칠 것이 없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결승행을 당연시했고 이들의 상대로 패트릭 유잉이 이끌던 조지타운을 만날 것이라는 예상 하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당시 듀크대학의 선수로 뛰었고 현재 ESPN의 해설자로 활동중인 제이 빌라스는 "그들은 막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 조던은 거의 멈출 수 없었고 나머지 선수들 또한 굉장했다. 조던을 비롯해서 퍼킨스, 스미스, 울프, 도허티 이들은 모두 NBA에 진출 한 것 만 보아도 말이 필요 없었다"고 노스캐롤라이나의 막강한 전력에 대해 말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복병은 결승전이 아닌 8강 전 상대였다,

바비 나이트 감독이 이끌던 인디애나 대학은 노스캐롤라이나와의 경기 시작부터 조던을 봉쇄하는 작전을 시도했다.

마크맨인 인디애나의 댄 다키치가 조던을 단 13득점으로 묶는 가운데 나머지 선수들도 퍼킨스, 도허티, 울프로 이뤄진 노스캘로라이나 골 밑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72-68승리를 이끌어낸 것.

결국 82년 이후 두 시즌 만에 다시 한 번 NCAA 우승을 노렸던 노스캐롤라이나는 8강에서 주저앉았고 인디애나가 4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이 해 우승은 결국 패트릭 유잉이 이끌던 조지타운대학이 차지했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가 8강에서 인디애나에게 덜미를 잡히지 않고 결승에 올라 조지타운과 만났다면 그 결과는 사뭇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유잉과 조지타운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아마도 인디애나가 노스캐롤라이나를 잡아 주었기에 오히려 쉽게 우승을 차지했는지 모르는 일이다.

* (3)편에 계속

류한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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