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층기와집 3백5평|새로 짓는 미 대사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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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서대문구 정동 10번지 미국대사관저 건물1백80편이 모두 헐리고 내년 안으로 순 한국식으로 다시 지어진다. 4일 낮12시30분 대사관저 구역에서는 새 건물기공식이 「스나이더」 미국대사와 대사관직원들, 김응준 서울시부시장, 조정구 대한건설협회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베풀어졌다.
신축될 미 대사관저는 지하50평을 포함, 모두 3백5평의 단층기와집.
이밖에 각종기계 등 시설기재를 두기 위해 지하2백50평이 따로 마련된다. 건물은 비록 단층이라지만 지상 높이는 일반건물 3층과 맞먹는다. 「하버드」 대학 출신인 건축가 조자용씨(에밀레미술관 관장)가 설계한 새 관저는 외부는 물론 침실·응접실 등 내부구조도 우리 전통미술로 장식, 순 한국식으로 꾸며진다.
작년가을과 올 봄에 걸쳐 헐린 구 대사관저는 1백50년 전에 지어졌으나 1884년에 처음으로 미 대사관저로 사용되기 시작, 미국의 해외대사관저로는 가장 역사가 긴 관저였다.
1884년 초대 주한미국대사 「루시어스·프트」장군이 1만냥(당시 약2천「달러」)을 주고 귀족 민계호씨로부터 매입했다는 이 건물은 1907년 일본이 한국을 강점하기 시작하면서 한때 한국인에게 넘어갔다가 8·15광복을 계기로 성조기를 다시 달고 오늘에 이르렀다.
새 건축을 두고 일부에서는 서양식으로 짓자는 의견도 많았으나 72년 주한 미국대사였던 「필립·하비브」대사(현재 미 국무성차관보)가 한·미 우호의 의의를 들어 한국식으로 개축할 것을 미국무성에 건의, 미국무성이 이 건의를 받아들였던 것. <조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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