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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 참새 떼…해롭지만은 않다|유난히 많다는 올해…추곡 앞둔 그 손익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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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농촌엔 올해 유난히 참새 떼가 극성을 부리는 해로 알려졌다. 농촌에선 만나는 사람끼리 『그 동네도 참새가 그리 많으냐』는 게 주고받는 인사말이 될 만큼 참새 떼가 성가시게 굴었다. 참새 떼로 입는 농작물의 피해가 클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참새의 유해 론만 앞세우기는 성급하다는 게 학계의 의견. 추수철을 맞아 나는 참새에 대한 손익계산을 뽑아 유·무해 론을 가름해 본다. 산림청이 지난8월 한달 동안 경기도 평택군 오성면안중리·전북 완주군 조촌면 성덕기·제주도 남제주군 서귀읍 서귀리 등 9개도 경작지대에 1개소씩 설치한 고정조사 소에서「라인·센서스」방법으로 관찰한 참새서 식밀도는 ㏊당 평균 0·5마리로 밝혀졌다. 이는 72년 8월에 묶은 금렵조치 이전보다 2배 이상(71년 ㏊당 0·2l마리) 늘어난 것이다.
참새는 주로 인가 가까운 경작지대에 서식한다. 산 속에 서식하는 밀도는 낮은 편. 지난해 실시한 조사결과에 나타난 것은 충남공주 계룡산에 ㏊당 0·03마리 정도였다.
참새는 사람과 가장 가까이 사는 새로 3월부터 9월 사이 5개 정도 알을 낳아 15일이면 부화, 새끼는 부화 후 보름만 지나면 둥우리를 떠난다.
번식력이 좋아 우리주변에 참새가 많은 것 같아도 막상 따져 보면 그리 많은 편도 아니라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나라 전 국토 중 경작지는 23%인 2백26만㏊. ㏊당 서식 수를 0·5마리로 치면 경작지대에 살고 있는 참새의 총수는 1백13만 마리쯤 되는 셈이다.
참새의 식성은 봄·여름철 6개월 동안 주로 동물질 먹이인 벼멸구·이화명충성충·줄점 팔랑 나비·뽕나무밭의 깍지벌레·하늘소유충·자 나방·채소밭의 잎벌레·진딧물·거세미동을 먹고 가을·겨울철엔 곡물류나 잡초 씨 등 식물 질을 쪼아먹는다.
식물 질 먹이 중 곡물을 30%. 피 등 잡초 씨를 20% 먹는다.
일반적으로 새 종류의 하루 먹는 양은 자기몸무게의 20%.
참새 1마리의 체중은 20g내외로 하루 먹이섭취 량은 아무리 먹어도 4g.
참새 1마리가 봄·여름동안 잡아먹는 동물 질은 7백20g이며 가을·겨울철에 먹는 순곡물량은 4백30g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약1백13만 마리의 참새가 곡식을 먹어 치우는 양은 48만5천9백㎏으로 80㎏들이 쌀로 치면 6천여 가마.
참새 1마리가 1년에 먹는 곡물류 4백30g을 모두 쌀로 친다면 약75원 꼴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참새 1마리가 잡아먹는 해충의 양이 방제비 등을 얼마나 경감시키는지 계산이 없으나 일본 임야 청이 조사한 자료(73년 10월 임야시보)에 의하면 새 1마리가 벌레를 먹는 양은 2만「엥」의 산림해충 방 제비와 맞먹는다고 돼 있다.
이렇게 계산해 본다면 참새 떼가 곡식을 좀 먹더라도 손익계산으로 따지면 너그럽게 살려(?)두는 게 낫다는 계산이 나오기도 한다.
각종 방충 약제 살포로 빚어질 공해 손비도 계산에 넣는다면 자연의 섭리대로 창공을 날아다니게 내버려두는 게 오히려 낫다는 논리.
금렵조치로 참새의 번식을 늘렸지만 새마을농촌 지붕 개량에도 약간 이유가 있다고 한다.
「슬레이트」지붕 굴곡공간이 참새 집으로는 안성마춤이란 것.
산림청임업시험장 보호과장 고제호씨는 조류의 연간 자연 폐 사 율이 5%이고 참새의 수명이 1·3년이므로 참새 떼가 무한정 늘어날 수는 없다고 풀이, 가볍게 금렵조치를 풀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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