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저지된 우파「롤·백」작전|포 스피놀라 대통령 사임의 배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안토니오·데·스피놀라」「포르투갈」대통령의 퇴진으로 4·25군사「쿠데타」이후「포루투칼」신 정권 안에서의 좌·우파 대립은 일단 좌파의 승리로 끝난 것 같다.
「포르투칼」의『자유화 혁명』의 주동 세력인「군부운동」(AFM)은「카에타노」독재정부를 쓰러뜨린 뒤 우파인「스피놀라」를 구국군사평의회의 의장으로 추대함으로써「리스본」의『좌·우파 밀월』이 이루어지는 듯 했지만「아프리카」식민지 해방 정책·자유화 정책을 둘러싸고 양파는 대립했다.
사회당 당수인「막리오·소아레스」외상은「군부운동」좌파의 지지를 얻어「기니비사우」및「모잠비크」에 독립을 부여했고「앙골라」의 독립도 교섭 중에 있는데 식민지 자본가들과 우파군 장성들을 배경으로 하는「스피놀라」대통령은 이처럼 급속한 탈 식민지 정책에 불만을 표시해왔다.
실권을 쥐고 있는「군부운동」좌파에 대한「스피놀라」의 1차 반격은 지난 7월에 있었다. 좌·우·중도파를 망라한 과도 정부의 수상「파르마·카를로스」는 ⓛ수상 권한 확대 ②대통령 선거 조기 실시로「스피놀라」체제 확립 ③내년 3월로 예정된 총 선을 76년 12월로 연기할 것을 주장하면서 사표를 냈다.
우파가 꾸민 이 내각의 위기로「스피놀라」의 심복인「미겔」국방상이 수상으로 등장할 것이 예상되었지만 오히려 이「거부 운동」조정위원회 의장이며 청년장교들의 이론적 지도자인「바스코·곤살베스」대령이 수상에 취임, 우파 각료를 몰아내고「쿤할」공산당수· 「소아레스」사회 당수를 유임시킴으로써 좌파의 승리로 돌아갔다.「스피놀라」대통령은 「군부운동」과 중도 좌파적인 내각을 넘어 국민과 직접 대화하는 방식으로 우파 체제를 소생시키려는 노력을 거듭했으며 지난 9월11일 소위『조용한 다수파』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단을 살포, 좌·우파의 2차 실력 대결을 꾀했으나 결국 자신의 사임으로 우파의「롤·백」작전은 실패한 것이다.
「4·25 쿠데타」이후 최대의 위기는 좌파가 아직 실권을 확고하게 잡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지만 앞으로 제3, 제4의 좌·우파 대결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
좌파의 집권으로 가장 득을 보고 있는 것은「포르투칼」이 공산당으로 보인다.
전국에 44개 지구당을 가지고 있고 현 내각에 2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산당은 내년 3월 총선에서 원내 다수 세력을 얻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포르투칼」의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식민지 자본가「2백인 가족」은 석유와 광물자원이 가장 풍부한「앙골라」의 독립권 부여를 저지하려 들것이다.
이러한 좌·우파의 기본적 대립 관계를 조정하는 일이 현 중도좌파「곤살베스」내각의 최대 임무로 보인다. 「군부운동」파는「스피놀라」의 분신인「고메스」육군 참모총장을 대통령으로 추대하여 거국 내각의 외형을 계속 유지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기도도 결국은 잠정적인 사태수습에 불과할 것이다. <김영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