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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방화 등 3차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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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울산=이무학·김무신 기자】19일 상오8시30분쯤 울산시 전하동 현대조선소에서 회사측의 능률제급여제도 실시에 반발한 선박 건조과 소속 기능공 2천여명은 20일 상오1시까지 16여 시간에 걸쳐 회사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3차례나 소동을 계속했다. 이날 상오1시간동안 회사의 유리창1백여장과 집기류 등을 부순 이들은 긴급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일단 해산됐다가 이날 하오5시쯤 다시 본관 건물 앞에 모여 농성을 벌이다(정문경비실2채에 불을 지르고)하오9시쯤 본관에서 3백여m떨어진 외인숙소·식당 등에도 차례로 불을 질러 모두1백여평이 탔다. 이들은 또 진화작업을 위해 출동한 소방차량2대와 시내「버스」등에도 투석을 해 차량4대가 크게 부서졌다.
이날 경찰은 남남도내16개 경찰서에서 9백여명의 경찰관을 동원, 소동진압에 나섰으며 20일 상오까지 정리반 성대선씨(30) 등 종업원 6백63명을 경찰서와 공장창고로 연행, 주동자 색출에 나섰다.
이 소동으로 경찰관 40명이 부상했고 소방차2대, 「버스」1대, 「택시」1대가 부서졌으며 기능공 70명이 부상했다.
이날 출근한 기능공들은 작업장으로 가지 않고 본관건물 앞에 모여 요구조건을 낭독한 다음 바로 소란에 들어갔다. 이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돌과 쇠뭉치를 주워 건물에 던져 유리창과 집기류를 부쉈다.
회사측의 요구로 경찰관1백여명이 출동하자 이들은 소동을 멈추고 회사측과 협상을 시작했다.
회사간부들은 기능공들이 소동을 부리자 모두 피신했다. 기능공들과 회사측은 이날하오1시부터 하오4시까지 경찰관 입회아래 요구조건을 놓고 협상을 했으나 회사측이 10개 요구 중 ▲휴식시간의 노임 지불 ▲사원과 기능공의 지나친 차별대우를 없애는 등 3∼4개 조건은 들어 줄 수 있으나 능률제 급여는 폐지 할 수 없다고 주장하자 이들은 하오5시에 다시 소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정문으로 몰려 나가 5m쯤 되는 팔각정경비실을 때려부수고 휴지통에 불을 질러 경비실에 불을 놓았다.
기능공들은 이어 정문밖으로 뛰쳐나가 세워둔 정주영 회장의 「캐딜락」승용차 등 승용차4대에 불을 지르면서 『도급제를 반대한다』『노임착취 하지 말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고, 지나가는 차량과 불을 끄러 나온 소방차 등에 돌을 던져 부쉈다.
하오9시쯤 6백여명의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자 기능공들은 정문 앞에서 뿔뿔이 흩어지면서 외인숙소와 식당에 침입. 몽둥이·돌멩이 등으로 닥치는 대로 기물을 부쉈으며 이 때문에 1백50만원짜리 영국제 철판자동절단기 1백대가 부서졌다.
이날 밤12시가 자나자 이들은 경찰관들에 의해 대부분 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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