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겪는 물난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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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번 집중호우 피해가 가장 많았던 영산포읍 운곡리 새끼네 들판을 중심한 영산강유역 일대는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물난리를 겪는다고.
오랫동안 비가 내리거나 상류 쪽인 광주·광산·담양 등지에서 갑자기 1백mm이상 호우가 내릴 때면 집수 면적이 넓어 영산강으로 쏠린 흙탕물이 둑을 넘어 나주벌판 일대가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고 심할 때는 한해에 3∼4차례나 겪는다.
이번같이 심한 물난리를 겪을 경우 전남의 식량 생산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는 이곳 일대 주민들은 수십년래 겪어온 물난리에 익숙해 있어 큰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곳이 해마다 물난리를 겪은 것은 상류 쪽인 황룡강과 지석강 등 도내 서북지방 일대에 내린 물이 영산강으로만 솟구치는 이른바 집수 면적이 엄청나게 큰데다 갑자기 불어난 물이 채 처리도 되기 전에 영산강 하구를 거쳐 장장 40여km까지 밀물 때면 바다물이 몰려들어 미처 불어난 강물이 빠질 곳이 없기 때문에 나주벌판을 메워버리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영산강종합개발계획을 마련, 지난 73년도부터 1단계 사업으로 오는 80년까지 3백35억원을 들이기로 했다.
이곳 1단계 개발사업이 오는 80년에 마무리짓게 돼있어 적어도 영산강유역 일대는 앞으로 5, 6년은 물난리를 연례행사처럼 겪어야 될 것이라며 주민들은 한숨짓고 있다. 【광주=황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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