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평야가 바다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나주=김국후기자】억수같이 퍼붓던 폭우는 영산강을 노도처럼 넘어 배의 주산지 나주평야를 물바다로 만들어 버렸다.
광주·화순 등 영산강 상류에 쏟아진 폭우는 30일 하오11시 영산강수위를 비상수위(8m80cm를 훨씬 넘은 l0m50cm까지 밀어 올렸으나 31일 상오4시부터 차차 줄어들기 시작, 영산강수위는 정오현재 8m61cm에 머무르고 있다.
이번 폭우로 3백평의 파밭을 떠내려보낸 김기선씨(45)는 『일생동안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것은 처음 보았다』면서 『당장 올 겨울을 어떻게 넘길지 걱정』이라고 울먹였다.
30일 하오3시쯤부터 영산강유역 5천여 정보의 나주들은 완전히 물바다가 됐으며 원예단지인 나주군 남평면 남평들 30만평도 탁류속에 잠겼다.
남평면 서산리 수원부락 서한수씨의 부인 고순애씨(47)는 집안 살림살이를 꺼내느라고 미처 대피하지 못해 하오5시15분쯤 홍수가 집을 삼키는 바람에 숨지고 말았다.
우산리 이정기씨(67)는 마을앞 나무에 올라가 대피했다가 하오5시쯤「헬리콥터」에서 내린 「로프」를 잡고 구조되려는 순간 쥐고있던「로프」를 놓쳐 추락, 익사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