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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연구 중지하라"|미 아카데미 생물학자들 호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과학의 발달이 인간을 궁지에 몰아 넣을 것이라는 얘기는 이제 미래 공상과학소설 속의 얘기만은 아니다.
최근 미국「사이언스」지와 영국「네이처」지에 실린 한 호소문은 장래 인간을 엄습할지도 모르는 과학연구의 위험성에 대해 과학자의 경계를 호소하고 있다.
전 미국과학「아카데미」의 「라이프·사이언스」부회에 속하는 11명의 분자생물학자들이 유전자연구의 위험성을 고려, 이 방면의 세계연구자들에게 연구의 일부를 연기할 것을 호소한 것이다. 최근 DNA(핵산)분리 및 재결합의 「테크닉」이 진보됨에 따라 생물활성을 가진 변형DNA의 시험관내 합성이 가능해지고 특히 새로운 생물학적 기능을 가진 세균「프라스미드」의 제조가 가능케 되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이 「테크닉」을 이용하여 각종 「바이러스」·동물·세균으로부터 DNA를 만드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실험은 생명현상을 비롯해서 중요한 생물학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인공DNA분자가 생물학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이 지적되고 있으며 그 중의 하나가 DNA증식에 필요한 대장균과 같은 세균의 사용이다.
대장균 안에 도입한 새로운 DNA요소는 예측할 수 없는 작용으로 사람과 세균, 그리고 식물이나 동물의 집단 안에 광범위하게 퍼져 위협적인 존재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유전자조작의 위험성은 돌연변이의 유발과 같은 가공할 인류에의 위협을 초래할 수도 있다. 「라이프·사이언스」부회는 이런 유전자연구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호소문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①변형DNA위험성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적당한 방법이 개발될 때까지 전세계 과학자가 실험의 일부를 자발적으로 연기해줄 것.
②동물의 유전자를 세균 및 살균 소의 유전자에 결합하는 연구계획을 신중히 검토할 것.
③미국 공중 위생원은 이 문제에 관한 자문위원회의 실치를 즉시 검토할 것.
④이 문제에 관해 내년 초 이 분야외 과학자회의 개최를 검토할 것.
이번 문제는 과학자들이 스스로 연구의 중단을 호소한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그 영향도 한 분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구의 자유와 과학의 본질에까지 미치고 있다. <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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