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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공범, 배후조종 혐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은 문세광(23)이 1년 전부터 조직적으로 범행을 계획, 단독범이 아니고 배후가 있으며 조총련 등이 배후에 관계돼 있지 않나 보고 수사하고 있다. 이의 수사를 위해 한·일양국 수사당국은 각각 수사본부를 통해 정보를 교환,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수사당국은 ▲문이 막대한 자금을 어디선가 조달 받았으며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요시이·유끼오」 부처와 관련을 갖고 한국· 「홍콩」을 왕래하며 여권위조를 도움 받는 등 배후관련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경=박동순 특파원】일본경찰은 16일 하오 박 대통령 저격사건의 공범혐의로 「요시이·미끼꼬」(24·여·길정미희자)를 구속했다.
일본 경찰은 지난 4월 29일∼5월 5일까지 일본 「오오사까」에 기항한 북괴 화물선 만경봉호에 「요시이·유끼오」가 승선한 사실을 승선명부에서 밝혀냈는데 이때 「요시이」는 조총련 간부 및 일·조 연구회 회원들과 만경봉호에서 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경봉호는 북괴와 일본간을 부정기적으로 왕래하는 객·화물선으로 주로 함흥을 떠나 신사·횡빈·신호·대판에 기항해 왔다.
이 배는 특수기계 등 북괴가 필요로 하는 화물 등을 운반하는 한편 북괴의 대일 공작 전진기지, 이동거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요시이」는 주범 문세광과 함께 이 배에 자주 승선, 간첩교육 등 지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찰은 문의 가택수색에서 3백 40점의 수첩·「메모」등 증거물을 압수. 이 가운데 「전투선언」이라는 제목을 단 「메모」를 발견했다.
이「메모」에서 文은 일본말로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극렬한 어귀를 나열했고 『소토해야겠다』는 말과 함께 『1년 동안 준비해 왔으나 죽음이냐, 승리냐는 총구가 보증한다』고 적혀있다.
이 「메모」의 날짜는 8월 1일로 되어 있는데 경찰은 이 「메모」뒤에 문세광이라는 이름이 적혀있는 점으로 보아 문이 어떤 배후 「그룹」에 자기의 굳은 의사를 전하려는 뜻으로 해석, 배후에 대한 심증을 더욱 굳히고 있다.
일본 경찰은 「요시이·미끼꼬」가 지난해 12월 문과 2박 3일의 「홍콩」여행을 다녀온 목적도 반정부 「그룹」과 접촉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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