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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38대 대통령 「제럴드·포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닉슨」의 사임으로 대통령직을 계승한 「제럴드·포드」는 미국이 처한 가장 어려운 시기에 비해서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미국을 위해서는 다행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73년10월 「애그뉴」의 도중하차로 부통령에 지명될 때까지 25년간을 하원의원으로 일관해온 「포드」는 미 정계에서는 솔직·온건한 보수주의자로 통한다.
「하원의원중의 하원의원」이란 평을 받는 「포드」는 평생소원이 하원의장을 하는 것인데 뜻아닌 「워터게이트」사건으로 대통령직을 맡게돼 행운의 정치인이 된 셈이다.
그는 오랜 하원의원 생활을 통해 원만한 성품 때문에 여야간에 정적이 없고 솔직한 대화로 협상에 능수능란하기 때문에 정치적인 재능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닉슨」과는 성장과정이 비슷하고 같은 초선의원으로 하원에서 곧 절친한 사이가 되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이후 계속 되어왔다. 「포드」는 「닉슨」의 월남정책을 위시해 모든 정책을 충실히 지지했기 때문에 하원의 백악관대변인이라는 평까지 받을 정도로 의회와 행정부의 교량역할을 해왔다. 「포드」는 자신의 정치노선을 재정문제에서는 보수주의, 국내문제에서는 온건주의, 국제문제에서는 국제주의라고 표명해 왔지만 항상 현실에 따라 처신해 왔다.
예컨대 「아이젠하워」대통령이 「디엔비엔푸」에 개입을 반대했을 때 그도 개입에 반대했고 「닉슨」의 월남전 개입에는 적극 지지했고 「케네디」대통령의 평화봉사단 창설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는 등 행정부에 적극적인 협조를 해왔다.
지난번 부통령을 수락하면서 『76년에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천명해 공화당과 민주당의 별다른 반발 없이 압도적으로 인준 받을 만큼 정치기상도에 민감하다. 「포드」는 최근 서독의 「슈피겔」지와의 회견에서 『대통령의 역할을 통솔로 본다』고 말하고 자기의 정치자세는 「윌슨」대통령의 이상주의와 「트루먼」의 현실주의의 중간에 위치하는 중도주의라고 피력했었다.
1913년 「네브래스카」주 「오머하」시에서 출생, 계부 밑에서 자라 48년 「미시건」대와「예일」대 법대를 졸업하자 「미시건」주 하원선거에 출마, 당선된 이후 11대나 연선됐다.
2차 대전 중에는 해군장교로 47개월간 복무, 중령으로 제대했다.
63년 하원공화당 소장파의원들의 추대로 공화당협의회의장이 되었고 6년 원내총무에 올랐다.
큰 키에 단단한 몸매를 지닌 그는 항상 입가에 웃음을 띠고 있어 호감을 준다. 「파이프」담배를 즐기는 「포드」는 「미시건」대학시절 미식축구부의 주장으로 활약했었는데 지금도 조간을 받으면 제일 먼저 「스포츠」란을 펼칠 만큼 열렬한 「스포츠」「펜」이다.
48년 전직 「모델」겸 「댄서」출신의 「엘리자베드·블루머」여사와 결혼, 슬하에 3남1녀를 둔 그는 성실한 가장으로 이름나 있다. <김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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