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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라라 카운티 셰리프국 헬리콥터 순찰대 동행취재

미주중앙

입력

31일 산호세 1200피트 상공에서 산타클라라카운티 셰리프국 헬리콥터 순찰대 휴 머피 경관이 외부 카메라를 통해 확대된 지상의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이륙 직전 모펫 에어필드에서 (왼쪽부터)롭 하이드 기장, 황주영 기자, 휴 머피 경관이 헬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하늘을 누비고 다니는 이들이 있다.

상공에서 순찰을 돌며 곳곳에서 시시각각 일어나는 상황을 살피고, 사건 사고와 맞닥뜨려서는 추적과 수색, 또는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산타클라라카운티 셰리프국 헬리콥터 순찰대가 그들이다.

범죄 예방과 감시, 해결을 위해 밤낮없이 날아다니는 산타클라라카운티 셰리프국 헬리콥터에 본지 기자가 탑승, 동선을 따라가 봤다.

“응급 확인 요청. 사우스 산호세 동쪽 방면 산에서 불이난 것 같다. 급히 이동하라.”

“로저(Roger·알았다).”

땅거미가 내려앉은 지난달 31일 오후 6시경 사우스 산호세 1200피트 상공.

산타클라라카운티셰리프국 SWAT팀 소속 휴 머피 경관과 롭 하이드 기장이 탑승한 헬기가 급히 방향을 틀었다.

이륙한지 약 1시간만이었다.

기자는 소음과 추위, 헤드폰으로 끊임없이 들려오는 5개 채널의 교신을 들으며 멀미와 함께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가있었지만 응급 요청에 일순, 긴장이 흘렀다.

머피 경관은 “화재일수도 있고 폭죽놀이 이거나 총격 사건일 수도 있다. 가보기 전까지는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다”며 “착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초 제보자가 정확한 위치를 말하지 않은 탓에 헬기는 산등성이를 5분여간 선회했다.

드디어 현장을 발견한 머피 경관이 헬멧의 야간투시경(NVG)과 헬기 외부에 장착된 카메라 3대를 조이스틱을 이용해 확대하자 칠흙같은 어둠으로 뒤덮인 산등성이가 나뭇가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모니터로 보이기 시작했다.

“착륙할 필요는 없다. 텐트가 없는 것으로 보아 캠핑은 아니지만, 바베큐 파티를 위해 불을 피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헬기는 방향을 틀어 귀환했다.

긴장이 풀리고 나니 헬기가 현장 포착을 위해 산등성이를 선회할 때 최고조에 달했던 멀미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헬기 탑승시 극심한 멀미가 올 경우에 봉투를 사용하라고 권했던 머피 경관의 말을 떠올리며 봉투를 손에 꽉 쥐고 버틴지 30여분이 지나자 헬기는 국립항공우주국(NASA) 리서치센터 안에 위치한 모펫 에어필드에 사뿐히 내려 앉았다.

몸은 힘들었지만 한편으론 돌발 상황이 발생, 사건사고 현장의 생생한 취재를 은근히 바랐던 기자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머피 경관과 하이드 기장은 “연초는 보통 가장 사건사고가 없는 시즌에 속한다”며 “만약 오늘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헬기를 더 빨리 몰았을텐데 중앙일보 기자들은 운이 좋은 것 같다”고 위로(?)를 해왔다.

이날 헬기는 오후 4시55분 모펫 에어필드에서 이륙해 49ers 새 구장을 지나 산호세 리힐뷰 공항에 잠시 착륙, 인스펙션을 마친 뒤 재이륙했다.

알럼락 파크, 칼라베라스 저수지, 사우스 산호세, 캠벨, 렉싱턴 저수지, 길로이, 산마틴, 모건힐, 마운틴뷰 코스를 돌아 순찰을 마쳤다.

총 이동 경로 150여마일, 시간은 약 1시간30분이 소요됐다.

일반적으로 헬기 순찰에는 경관과 파일럿, 2명이 투입돼 하루 3차례로 나눠 평균 2시간씩 순찰을 도는데, 이날은 본지 기자 2명이 동승해 연료 문제로 비행 시간이 다소 짧았다고 했다.

이날도 저녁 식사 후 바로 다음 비행에 들어간다는 이들의 근무 시간은 오후 3시부터 새벽 1시까지.

고된 업무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고의 직업을 가진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주민들의 안녕과 질서 유지를 ‘최고의 일’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있기에, 일상 생활속에서의 소소한 행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황주영 기자·이승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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