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공관장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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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4월의 아주지역 공관장회의에 뒤이어 8일부터 15일 동안의 북미·구주지역 공관장회의가 막을 올렸다. 「유엔」 및 구주공동시장 등 국제기구와 북미·구주제국주재 공관장 16명이 참석하는 이번 공관장회의는 복잡한 내외 정치·경제정세에 비추어 과거 어느 때 보다도 중요성을 띤 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관장 회의에서 다루어질 주요의제는 ①금추의 제29차 「유엔」총회대책 ②북괴의 해외침투 대응책 ③대 동구공산권 진출문제 ④수출진흥책 ⑤재외교포선도 및 홍보문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괴는 한편으론 긴장완화를 위한 우리측의 모든 제의를 거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군사·정치도발을 일삼고 있다. 북괴는 또 남북대화의 계속으로 남북한 문제의 자주적 해결을 권장한 제28차 「유엔」총회의 결의를 도외시하고 실효성 있는 대화를 거부하면서 권민준「유엔」「업저버」단장을 통해 이번 29차 총회에서 「한극문제」를 다시 제기할 것을 강력히 시사하고있다.
뿐만 아니라 북괴는 제3세계에서의 유리한 지보를 확보하기 위해 금년들어 과거 어느 때 보다 저들의 고위사절외국방문외교에 역점을 두어 해외침투와 남한에 대한 흑색선전에 핏대를 올리고 있다.
정부는 이미 미국과 정치·군사 면에서 「유엔」대책에 원칙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년에 비해 우방들과의 사전조정이 부진한 듯한 느낌이 없지 않다. 여기 가급적이면 다수우방들의 협조를 얻어 6·23평화통일선언에 입각한 정책구현에 주력하지 않으면 안될 이유가 있다. 설득력 있는 정부의 정책도 필요하지만 많은 우방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는데 있어 장애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괴는 근자에 와서 세계보건기구가입·국제우편연맹 가맹 등 눈에 띄게 국제지위를 높이는데 혈안이 되고 있으며 수교국의 수를 착실히 늘려가고 있다. 동서긴장완화라는 세계적 대세의 흐름 속에 북괴의 수교나 침투를 막는 것만으로는 이젠 불충분하며 우방가운데서도 남북한 동시수교가 늘어나고 있음에 비추어 북괴를 압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정치·사회제도를 달리하는 국가라 하더라도 비 적성국가들에 대해서는 수교의 문호를 개방하기로 한 이상 비동맹·중립제국은 물론 동구공산권에의 진출에 실효 있는 적극적 방안을 수립해야할 것이다.
6월에 들어 대외수출은 전월에 대비 둔화되고 신용장도내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수출의 전망이 밝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적신호로서 우리수출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북미·구주지역에 대한 수출의 적극 진흥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시의에 맞춘 이번 공관장회의는 해외사절들의 「서울집합」에 그치지 않고 문제의 해결과 대비에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열매들을 맺게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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