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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부족에 고민하는 세계 경제|국제 결제 은행 연차 보고에서||유러 통화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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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꾸준히 성장해 오던 「유러」 통화 시장이 73년부터 더욱 가속적으로 팽창했다. BIS 가맹 서구 8개국 (영·불·이·서독·화란·벨기에·스위스·스웨덴) 은행의 외화 표시 대외 자산은 전년비 5백70억 달러나 늘어난 1천8백90억 달러, 동 부채는 6백억 달러 증가한 1천9백10억 달러에 이른 것이다.

<통화 시장 팽창>
이와 같은 성장세는 74년 초에도 여전치 계속 되었다. 추계에 의하면 74년 l·4분기의 8개국 「유러」 통화 예금은 1천4백5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유러」 통화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 한 것은 기채 하려는 나라와 자금을 공급하려는 나라가 동시에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요인을 만든 것은 바로 석유 수출국의 방대한 「오일·달러」였다.
관계 전문 기관의 계산에 의하면 올해 OPEC (석유 수출국 기구)의 외화 순 수입은 7백∼8백억 달러. 다시 말해서 석유 소비국들은 총 규모 7백∼8백억 달러의 원유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다.
영국과 「이탈리아」 등이 올해 들어서만도 80억 달러를 「유러」 통화 시장에서 기채 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현재 「유러 달러」 시장에 나오는 자금 「소스」는 ①서독 등 국제 수지 흑자국 ②미국 ③산유국으로 나뉘어진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미국과 산유국이다.
미국은 지난 1월 자본 이동에 대한 규제를 철폐, 결과적으로 국제 금융 시장의 금리와 미국 안의 금리를 「링크」시켜놓았다.
그리고 산유국들은 「스위스」 은행이나 기타 『눈에 보이지 않는 「루트」』를 통해 「오일·달러」의 일부를 「유러」 통화 시장에 풀고 있는 것이다.
한데 산유국의 「오일·달러」 출회량으로는 개발도상국과 석유 대소비국들의 방대한 자금 수요를 도저히 메우지 못한다.

<유러 금리 추이>
73년도의 BIS 가맹 서구 8개국 자금 수요만도 2백92억 달러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따라서 「유러」 통화 시장의 금리는 미국으로부터 수출되는 자금량에 의해 결정되고 미국의 유출 자금량은 미국 내 정책에 의해 좌우된다.
요컨대 「유러」 통화 시장 금리는 미국의 국내 금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73년 초에서 지금까지 「유러」 금리의 추이에서 명백히 증명된다.
즉 73년1월 5·875%에서 8월에 11·625%까지 치 뛴 것이나 그후 9%선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12%로 반등한 것은 미국의 국내 금리 수준 조작에 의한 「달러」화 유출량의 조정 때문이었던 것이다.

<원유 적자 확대>
따라서 앞으로 원유 적자의 확대에 따른 차관 수요의 격증과 미국의 달러화 공급 능력의 한계를 생각하면 고금리시대는 상당 기간 계속된다고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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