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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국운 건 아마존 개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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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브라질=신용우 특파원】비행기로 2∼3시간을 날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원시림의 바다」-. 원시림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몇 개의 기다란 강줄기를 따라 개발의 현장이 간혹 눈에 띌 뿐, 태고의 적막에 파묻힌 5백만 평방km의 「아마존」. 「아마존」의 깊숙한 숲 속에 감춰진 무진장의 자원이 이제야 겨우 인간의 손으로 차차 다듬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브라질」전 국토의 30%, 「아마존」지역의 52%를 차지하는 2억6천만ha의 밀림은 세계 최대의 임산자원을 갖고있으며 땅 밑에는 광산자원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외국기술진까지 동원한 최근의 자원조사결과 철·주석·「보크사이트」는 세계최대의 매장량을 가진 것으로 판명됐다.
아직 발길이 닿지 않은 적도선 근처의 숲 속에는 어쩌면 세계최대의 유전이 있을지도 모르며 「우라늄」광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
자연조건에서 별천지를 이루고 있는 「아마존」은 「브라질」영내에서도 완전히 동떨어진 별개의 경제권을 이루고있었다. 그러나 66년 「아마존」개발청 발족이후 불과 5년 남짓의 개발투자로 이 지역의 임산물·농축산물·수산물 등에서 「브라질」외화획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는 것. 자연생의 「브라질」밤·생고무·후추·황마·수피·수피 등도 주요한 외화밑천이 된다고 한다.
80년대 중반쯤에는 세계 5대국 안에 들 수 있다고 호언하는 「브라질」정부는 「아마존」개발에 국운을 걸다시피 하고 가능한 최대의 국력을 쏟아 넣고 있다. 그래도 힘의 한계를 느껴 75∼78년의 2차 개발계획을 당초의 전면개발계획에서 주요지역을 중점 개발하여 이어가는 점선망식 개발계획으로 수정하고 있다고 「알메이다」청장이 설명했다. 그래서 외국의 자본과 기술참여를 적극 환영한다는 것.
특히 산림·광산·목축업에의 투자를 바라고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한국기술진의 현지답사를 안내하겠다』고 했다.
「아마존」지역에 한해 외국인도 7천 평방km까지를 살 수 있으며 해당 주 출신 상원의원의 추천이 있으면 그 이상도 살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미국과 일본의 재벌회사가 「보크사이크」채광에서부터 연간 64만t 규모의 「알루미나」제련∼「알루미늄」제품에까지 이르는 3단계 공정을 한꺼번에 현지에 차리는 「프로젝트」에 다루어 투자를 제의하고 나섰다. 일본은 이미 철광석이 제일 많이 나는 「우지미나스」지역에서 채광에서 제련까지의 일괄공정을 가진 제련소에 합작 투자한 실적을 갖고 있다.
우리 나라에도 작년 산림청에서 기술조사단을 파견, 합판공장 건설 가능성을 타진해봤으나 워낙 거리가 멀고 큰 자본이 필요해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것. 「알메이다」청장은 『한국으로 가져가기엔 수송비가 많이 들어 어렵겠으나 제3국으로 수출하면 많은 이익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인접국인 「파라과이」교포 중 제재업으로 성공한 좋은 예가 있다. 최진곤씨 등 4명이 9년 전부터 동업한 「카아과수」생산협동조합은 「브라질」과의 국경지대 4만5천ha(1억4천4백만평)에 이르는 원시림 벌채권을 확보해놓고 「트랙터」9대·「트럭」6대의 장비와 85명의 인부를 동원하고 있다.
작년도에 80만 달러 어치를 미국과 「캐나다」에 수출하여 약 30%의 이익을 올렸다고 한다. 『국내사정과 달라 절반 가량의 부산물을 그대로 내버리고 있는 것이 아깝다』는 최 사장은 동업으로라도 합판공장을 제재소 옆에 차리고싶다고 안타까워했다.「아마존」개발청은 지난 7년간 모두 1백61개의 투자계획을 승인했으며 여기에는 소득세 및 시설재 수입세의 감면, 외국인의 경우 관세의 감면혜택이 곁들여지고 있다.
그중 식품가공공장 34개, 화학제품공장 21개, 합판 및 제재공장(수출용) 20개, 야금공장 10개, 전기 기기 및 통신장비공장 6개 등이 주요업종이다. 그리고 교통·통신·수력발전·관광「호텔」·교육시설 등 간접자본분야 18개 사업이 개발투자촉진을 위해 서둘러지고 있다.
자원확보를 위해서라도 그곳 개발에 우리가 대거 참여 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지난번 정일권 국회의장의 남미 3개국 공식방문에 수행했던 이병옥 농수산위원장과 오정근 의원 등은 본격적인 규모의 관민합동조사단파견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벼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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