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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감시의 서일본해안 한국인 밀항지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오오무라」(대촌) 비행장은 「규우슈」(구주) 지방유수의 대도시 「나가사끼」(장기) 행비행기가 착륙하는 「로컬·에어포트」. 활주로끝부분에서 5∼6백m쯤 떨어진곳에 회색「콘크리트」벽으로 둘러싸인 큰건물이 시야에들어온다. 「오오무라」입국자수용소다.
72년말 현재의 새수용소를 완공, 이전하기까지 22년간 밀항한국인들을 수용해온 구대촌수용소다. 이수용소와 불과 2, 3백m정도의 거리를 두고 건설된것이 새수용소. 자동차가 정문을 들어서도 「체크」하는 사람이없고 현관을들어서 안내창구로 갔을 때 창구위에 게시돼있는 한글로된 면회자 주의사항을 보고서야 비로소 수용소에왔구나하는 실감이난다.

<일본말사용 권장>
전면에 2층 사무실건물이 가로놓여있고 수용소건물은 그뒤편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얼핏봐서는 시골행정관청같은 인상이 드는 곳이다.
「면회자주의사항」에는 한글로 ①원칙적으로 일본어를 사용할것 ②허가없이 금전·물품등을 주고받지말 것 ③사진기·녹음기를 사용치말것 ④암호·은어등을 쓰지말것이라 돼있다. 이는 물론 피수용자면회때의 주의사항. 그러나 기자에게는 피수용자면회는 물론 수용소 내부취재도 금지돼있다.
간신히 허가받은 면회신청에 「다께시다」(죽하수웅)차장이 자료철을 들고 들어선다. 인사를 끝내자 마자 하는 cjtdOrl가 『질문내용이 수용소의 비밀사항과 관련된것일때는 답변을 피하더라도 양해해달라』는 것이었다.
6월현재의 재소자는 1백60명. 73년11월에 2백2명이던 것이 지난4월17일에 올들어 1차로 1백89명을 송환했는데도 1백60명이 남았으니 약 반년동안에 1백47명이 늘어난 셈이다.
이추세로가면 올해 송환자는 작년(1, 2차 계1백85명)의 배, 따라서 밀항자도 그만큼 늘어났다는 얘기가 된다.

<작년엔 4백60명>
수용자가 작년에 전국의 14개입관사무소에서 받아들인 밀입국한국인은 도합 4백60명.
연령별로보면 30대가 1백76명으로 가장많고 그다음 20대의 1백60명, 40대 62명, 20세미만 48명, 50대 11명, 기타 3명이며 대체로 남자4대1의 비율. 그러나 요즘에는 여자가 다소 늘어나는 경향이라는 얘기다. 얼마전 「나가사끼」 앞바다에서 발견된 집단밀항자의경우는 46명가운데 41명이 여자였다.
또 출신지별로보면 제주도가 3백9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다음이 경남의 38명, 경북 12명, 전남·서울 각 6명, 전북 1명, 불명 1명의 순위다.
밀항상륙지점은 관서1백75명, 관동 42명, 「규우슈」83명, 「히로시마」(광도)주변1백4명, 「나고야」(각고거) 지역10명, 기타 46명으로 나타나 산음해안을피해 상륙지가 점차 동진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산음해안에 상륙하면 대도시로 잠입하기까지 먼거리를 육로를거쳐 가야하는 위험을 피하자는것과 밀항선이 소형어선에서 대형화물선 중심으로 바귀어 이들 화물선의 기항지에 직접 상륙하기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밀항이 조직화·대형화해가고있다는 중거다.
4백60명중 밀항초범자는 4백2명뿐이고 47명이 두 번째, 11명은 세 번째밀항으로 밝혀졌다. 입국관리령 3조위반이되는 밀항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10만「엥」이하의 벌금. 실제로는 초범자일 경우 대개가 집행유예-강제송환으로 나며 2회이상이면 실형이선고되는 경우가많다. 실형의 경우에는 「시세」(?·죽하차장은 이렇게 표현했다)가 3∼6개월.

<체포되면 약식재판>
따라서 체포되면 전격적인 약식재판을거쳐 1주일만에 수용소로 이송된다. 밀항자는 연2회의 송환절차에 맞추어 송환일 1개월전에만 도착하면 송환대상에 들어간다.
편지왕래도 자유이며 친척면회·금전차입역시 가능하다. 제주도출신의 어느밀항자는 송환된후 수용소장에게 보내온 편지에서 「수용소의 대우는 제주도의 중류생활수준」이라고후대(?)를 감사했다는 얘기다. 『자유보다빵』 이그립다는 얘긴가-.
밀항자들의 밀항비는 1인당 30만원내외. 그러나 이점도 요즘에는 일본도착후 후불한다는재일교포의보증이 있으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안잡혀도 전전긍긍>
이렇게해서 밀항자는 지금도 하루평균1명꼴로 꼬리를 잇고 있다.
4백60명을 기준으로 밀항등기를 분류해보면 돈벌이가 3백93명으로 전체의 85%, 그밖에 친척과 합류, 동거·신병치료·공부·기술습득등이 10명내외씩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에만 가면 무슨수가난다」는 한국안에 미만해있는 「달콤한 환상」이라할 것이다. 실제로 밀항자가 일본에 남아 떳떳이 정착해 살수있는경우는 1백에 하나이기가 어려우며 발각이 두려워 전전긍긍하며 숨어사는 밀항자가 정상적 직장을 구해 정당한 보수를 받기도 어렵다. 밀항자들이 겪어야하는 심적·육체적 고통에 비겨 「밀항의 보수」가 보잘것없다는점을 널리 계몽, 인식되게할필요가있다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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