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 활동은 사기 진작과 병행돼야|청와대 가정 담당 특별 보좌관 신두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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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책임이 무거운 자리여서 이석제 원장으로부터 말씀을 듣고 고사를 했어요』.
신임 신두영 대통령 사정 담당 특별 보좌관은 20일 하오 4시쯤 청와대를 다녀 나온 이석제 감사원장으로부터 임명 통고를 받았으나 감사원 사무총장직에 그대로 머물러있게 해달라고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신 보좌관은 이 원장이 총무처장관 때부터 소청 심사 위원장, 총무처 차관으로 일해 지금까지 10년간 상하 관계를 맺어온 사이.
이 장관이 총무처장관을 물러나자 서일교 후임 장관의 유임 권유도 사양했다.
그는『돌아가신 홍종철 장관이 그간 어려운 여건에서도 많은 일을 해놓았기 때문에 그 후임인 내가 얼마만큼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면서『5·16혁명 직후 당시 오치성 최고 회의 내무 위원장의 요구로 최고 회의 자문 위원을 잠깐 지내기는 했습니다만 박 대통령을 직접 모셔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두려움이 앞선다』고 했다.
해방 후 공주 중학 교사를 하다 충남도 서무 과장으로 관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27년 공무원 생활 가운데 차관급 관직에 17년간이나 머물렀다. 공무원 생활 후 지금까지 도시락 지참, 30분 일찍 출근하기, 1시간 늦게 퇴근하기를 지켜오고 있으며 감사원 사무 총장 취임 후에는 일요일 오전 출근을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
자유당 때 국무원 사무국장을 지내 당시 국무회의와 이승만 박사의 고위직 인사에 관한 비화를 많이 알고있고 지금은 그때 국무회의 비망록을 비장해 두고있다.
취임 포부를 묻자『보좌관이 무슨 포부가 있겠느냐?』면서도『공무원에 대한 사정 활동은 사기 진작과 병행되어야 하며 특히 세무 공무원이나 일선 경찰관의 봉급은 다른 공무원에 우선해 올려주어 세수 증대와 사회 질서 확립을 시키는 방법도 검토될 수 있다』고 했다.
『감사원에서 일하는 동안은 사회의 흐름이 감사원 활동을 지원해 이 원장을 모시고 큰일들을 많이 했습니다만 감사나 사정 활동은 소리가 나게 마련』이라면서 『이 원장 휘하에서 배운 역량을 나대로는 한껏 발휘해 보겠다』고 말했다.
취미는 사냥과 꽃가꾸기. 부인 구희 여사 (54)와의 사이에 1남 5녀를 두고있으며 8순이 넘는 노모를 모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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