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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무게·보온 고려안한 슬레이트 개량에 재고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얼마전 원주를경유, 홍천까지 「버스」로 여행을할 기회가 있었읍니다.
몇년전부터 실시된 지붕개량 사업으로 이제 농촌에서도 초가대신 「슬레이트」 지붕이 많아 졌다는 것을 쉽게 알수있었습니다. 비위생적이고 비경제적인 초가기붕이 많이 개량 된데에 깊은 감명을 받았읍니다.
그러나 외관상의 문제만 고려, 아무집이나 지붕개량을 해도 좋은가 하는데는 다소 의문입니다.
초가지붕의 무게는 그벽과 벽을 쌓는 목재와의 제산에서, 나왔고 엄동을 지내기에 알맞게 지어진것으로 알고있읍니다. 벽이나 집의 모양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이 지붕만 고쳐놓았다고 그집이 지어질때에 계산된 온도나 안온함이 그대로 유지될지도 문제일 것 같습니다.
지붕개량사업은 성급히 초가지붕을 뜯어고치는 식으로 할것이 아니라 새로이 짓는집에 한해 우선 「슬레이트」나 기와를 올리도록하는것이 앞뒤가 맞는 보다 합리적인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입니다.
그뿐 아니라 인간의 풍속 또는 문학적행위는 일조일석에 바뀌거나 이뤄지는것도 아니고 없어질수도없는 것입니다.
문화를 여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하고 있는 일이지만 세계의 문화발전은 공동적으로 이뤄지고있는것이요 다만 그 직전에 완만하고신속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문화는 우리문화대로 고귀한 것이 있습니다. 초가도 우리문화의 유산이라면 하루아침에 급조하는것보다는 점차로 창조되고 발전하는 방향으로 고쳤으면 합니다. <숙명여대 강사 최무장·고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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